즐거운 것과 괴롭지 않은 것
우리는 살면서 우리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누군가의 말 한마디 혹은 사소한 언행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입고 산다. 남들에게는 별 문제 아닌 것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정작 자기 자신에게는 아주 무거운 불쾌감으로 작용한다. 마음의 평온은 결국 혼자만 잘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주위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서 많은 영향을 받는다. 흔히 일반 사람들은 자신을 기쁘게 하거나 즐겁게 하는 일들을 통해 또는 자신을 만족시켜 주는 어떤 조건을 만나면 즐겁고 행복해한다. 그래서 더욱 즐겁고 행복해지기 위해 부지런히 자신을 즐겁게 해주거나 만족스런 조건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있다. 그것은 인간은 부정적 감정 처리에 너무나 취약하다는 것이다. 전부 다는 아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스스로 마음 상태를 만들 수 있기보다는 그 때의 조건과 상황에 크게 좌우된다. 특히 부정적인 일을 경험하거나 느끼게 되면 그 순간 아무리 좋은 일이 많이 있다 해도 마음은 온통 그 부정적인 상태로 채워지게 된다. 하루에도 몇 번 좋은 느낌 속에 있다가도 과거의 기억 혹은 현재의 어떤 부정적인 상황에 의해 순식간 마음은 무너져 내리기 일쑤다. 결국 나를 즐겁게 하는 많은 일들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한 번이라도 자신을 힘들게 하지 않게 하는 것이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데 더 필요한 것이다.
마음이 괴롭지 않으려면 괴롭게 할 원인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 이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그 괴로움의 근본 원인에는 집착과 분노, 그리고 자신에 대한 무지가 있다. 우리는 어떤 대상을 좋아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한다. 따지고 보면 좋아하는 것도 미래 괴로움의 원인이 되고 싫어하는 것도 미래 괴로움의 원인이 된다.
괴롭지 않고 지혜롭게 살기 위해 부처님은 세 가지 길을 제시하셨다. 첫 째로 자기 절제(戒)이다. 자기 절제를 잘 하면 미래 일어날 수 있는 괴로움을 막을 수 있다. 두 번 째로 강한 집중이다. 이것은 삼매(定)라고도 하는데 현재 일어나고 있는 괴로움을 잊게 하고 수행에 필요한 힘과 열의를 키워준다. 군대 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는 젊은 병사들은 초기에 무척 힘들어 한다. 레크레이션 시간에 열심히 단체 게임에 재밌어 하고 있던 병사들을 보았는데 그들은 그 순간 동안에는 자신들의 처지를 잠시나마 잊고 있는 듯하였다. 마음은 한 순간 하나의 작용 밖에 못하는데 즐거운 느낌을 느낄 때는 괴롭거나 기타 다른 느낌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튼 강한 집중 상태에서는 일시적으로 나마 힘든 상황을 잊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통찰 지혜(慧)가 필요하다. 자신과 세상을 깊이 꿰뚫어 보는 지혜를 통해 자신은 물론 세상에 대한 가치가 변하고 대상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달라지면서 마음에 크게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 세 가지 방법은 감각적 즐거움을 통해 얻어지는 일시적인 만족이 아니라 힘과 믿음, 지혜를 통해 얻어지는 지속적인 만족의 상태이며 되도록 우리가 추구해야 될 행복 방법론이다.
초의차명상. www.teanm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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