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바뀌는 시간
명상 강의 중에 가장 많이 받는 대표적인 질문은 수행이 처음엔 쉬운 것 같은데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것이다. 세상 일이 뭐하나 쉬운 일이 있겠는가마는 마음 편해 보자고 명상하는 건데 그 배움과 실천의 과정이 좀처럼 마음을 편하게 하지 않는가 보다. 그러나 수행이 무조건 다 어려운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으며 또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도 제대로 알고 나면 너무나도 간단한 문제일 수도 있다. 수행의 목적은 사람 따라 천차만별이고 목적에 따라 방법은 달라지는데 개중에는 텔레비전의 연속극 보듯 아주 쉽게 할 수 있는 것들도 있고 또 오랜 세월 힘들게 해야 되는 것들도 있을 것이다.
수행이 어려운 이유는 첫째, 무엇 때문에 수행하는지 수행의 목적이 불분명해서 일 것이고 둘째, 어떻게 하는지와 어떤 원리로 목적한 바를 얻게 되는지 정확히 원리를 알고 하지 않아서이다. 그리고 셋째, 꼭 해야겠다는 열의가 충분하지 않아서이다. 명상은 이론을 배우는 것이라기보다는 운동처럼 실천 그 자체라고들 생각한다. 하지만 실천도 어떻게 해야 되는지, 어떤 원리로 되는지 분명히 알고 할 때 수행에 대한 확신이 서고 한만큼 효과와 변화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수행을 하기에 앞서 한 가지 우리가 수행에 대해 생각해야 할 중요한 요소가 있다.
수행은 결국 마음 작용의 변화라는 것이다. 마음이 있고 없고를 떠나 마음이라고 여기는 그것이 일단은 편안해져야 한다. 마음이 편안해 지려면 생각이 바뀌어져야 하는데 생각은 수행이라는 것을 통해 근본적으로 변화될 수 있다. 생각을 바꿀 때 우리는 많은 육체적 힘을 쓰는 것도 아니고 또 많은 시간이 걸리지도 않는다. 순식간에 생각은 변한다. 하지만 바꾸지 않으려고 한다면 평생을 가도 변하지 않는 것이 또 생각이다. 사실 수행이 어려운 이유는 생각이 변하지 않아서이다. 순식간에 변할 수 있고 또 실체도 없는 생각이 수행에 대한 열의를 떨어뜨리고 엉뚱한 수행을 하게 하거나 전혀 다른 것에 열중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생각이 바뀌려면 제대로 보고 알아야 한다. 생각을 통해서도 아니고 생각을 안해서도 아니고 있는 그대로 사실대로 보고 알 면 안 만큼 생각은 저절로 변한다. 우리는 개념이나 이름으로 사실을 보고 알지 실재 그대로 보고 알지는 못한다. 그렇게 습관이 되어있지 않아서이다. 예를 들어 TV를 볼 때 화면이 일초에 수십번 깜박이는 정지화면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거나 그 내용 속에 푹 빠져 또 다른 개념의 세계를 창조한다. 인간의 의식 과정은 아주 빠르게 진행되는 반응과 작용이다.
그러나 우리는 의식을 진행되고 있는 과정이라 생각하지 않고 마치 본래부터 있는 것이라 여긴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경험하는 소리, 빛, 냄새, 맛, 몸의 느낌, 일어나는 생각 등도 알고 보면 매 순간 발생하면서 사라지는 연속된 과정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실재 벌어지는 현상 그대로가 아니라 개념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마치 그것들이 있는 것으로 착각하며 산다. 사실을 사실대로 보지 않는 한 근본 생각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수행이 어렵다고 탓하기 전에 먼저 제대로 잘 보고는 있는지 그것부터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초의차명상 www.teanm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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