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선택
어떤 사람이 높은 감나무 위의 감을 먹고 싶어 했다. 그는 나무에 올라 갈 힘도 없고 어떻게 올라가는 지도 모른다. 지나가는 누군가 말했다. 감나무 밑에서 열심히 입을 벌리고 누워 있으면 언젠가는 감이 떨어질 테니 그 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노력해 보라고. 그러면서 또 하는 말이 옛날에 그런 방법으로 감을 먹어 본 사람이 많다고 하였다. 그 말을 믿고 그 사람은 용기를 내어 나무 밑에 누워 입을 벌리고 이제나 저제나 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다 지치고 포기하려 들다가도 다시 지나가는 사람 말을 되새기고 묵묵히 누워있기를 계속한다.
감이 먹고 싶은 또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나무에 오르는 방법을 연구하고 힘을 키웠다. 그리고 스스로의 힘으로 나무에 올라 감을 따 먹었다. 어떤 방식이 더 현명한 길인지는 굳이 밝히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문제다. 수행을 하는 방식도 감을 따먹는 방식과 비슷한 것 같다. 무작정 어떤 결과가 나타나기를 기대하면서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고 단순한 방법만 묵묵히 밀어 붙이는 사람이 있고, 어떤 원리로 수행이 진행되며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아 체계적으로 준비해 나가는 사람이 있다. 보다 성공적인 수행이 되기 위해서는 방법과 원리를 알고 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명상은 결국 지혜라는 감을 따고 마음의 평온이라는 달콤함을 맛보는 것이다. 그러려면 우선 마음이 어떻게 평온해 지는지를 알아야 한다. 마음은 스스로 작용하기보다는 어떤 상태에 대해 연속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시간이 더 많다. 기쁜 일이 있으면 기쁘고 기분 나쁜 일이 있으면 기분 나쁘다. 그러나 꼭 그렇지 만은 않다. 같은 상황에서 전혀 다른 반응이 생기기도 한다. 마음의 상태는 대상을 어떻게 인지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데 대상에 어떤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대상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자신에 대한 사실적 이해 즉 통찰이라는 방법을 토대로 우리는 자신이 가진 마음의 틀을 이해해 나갈 수 있다. 보고 이해하고 나면 확실히 인식이 바뀌고 자신을 괴롭게 하거나 불만족스럽게 하는 감정이나 느낌, 생각들로부터 점점 자유로워지게 되며 미래 자신을 괴롭게 할 원인을 짓지 않게 된다. 이 상태가 되기 위해서는 일단 정확히 보고 아는 것 즉 사실적인 자신의 진짜 모습과 상태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자신을 사실적으로 관찰하고 알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유익한 기능이 함께 작용되고 계발되어야 한다.
가장 근본적으로 수행을 하여 괴롭지 않고 지혜롭게 잘 살아야 겠다는 열의가 필요하고 어떻게 명상할 것인가 방법을 잘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방법을 실행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이것은 다시 다섯 가지로 세분된다. 방법은 지혜(慧)에 해당하고 열의는 믿음(信), 그리고 힘에는 자각력(念), 집중력(定), 정신력(精進)이 있다. 수행의 과정은 이러한 유익한 요소들을 조화롭게 계발시켜 괴롭지 않고 지혜롭게 산다는 수행의 목적을 성취해 가는 것이다.
초의차명상 www.teanmind.com
로그인
산중한담
홈 > 산중한담 > 지장스님의 차 한잔의 생각
조회 : 1,7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