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만큼 얻는다.
명상 실습이 끝나면 간혹 서로의 수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이러한 시간은 수행에 대한 더 깊은 지식을 얻고 자신의 수행을 점검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어느 날 한 보살님이 이런 질문을 하셨다. “스님, 저는 그래도 매일 조금씩이나마 명상을 하는데 될 듯 한데 잘 안되네요. 뭐가 문제지요?” “매일 어느 정도 하시는데요?” “매일 30분에서 1시간 이상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꼭 수행을 합니다. 수행을 정말로 열심히 하고 싶거든요.” “그렇게 매일 하신다니 참 잘하시는 일이네요. 그런데 제가 한 가지 여쭈어 볼게요. 보살님은 고시 공부를 해서 사법고시에 합격하는 것 하고 명상 수행을 해서 번뇌를 없애는 것 하고 어느 쪽이 더 쉬울 거라고 생각합니까?”
갑자기 생뚱맞은 질문을 듣자 그 보살님을 잠시 이런 저런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았다. 잠시 후 보살님의 생각을 내 놓으셨다. “글쎄요. 고시 합격도 어렵고 명상도 어려운 것 아닌가요. 도 깨닫는 분이 잘 없는 걸로 봐서는 명상이 더 어려울 것 같기도 하구요.” “고시도 고시 나름이고 명상도 명상 나름인데 쉬운 것도 있고 하기 어려운 것도 있습니다. 잠간 동안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명상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자신을 이해하고 지속적으로 마음을 괴롭지 않도록 하려면 정말로 공부해야 될 것이 많습니다. 아마 고시 공부하는 것 보다 더 많이 해야 될 지도 몰라요. 오랜 세월 익혀온 우리의 습성을 바꾸어야 되니까요. 그런데 보살님은 무엇을 목적으로 명상을 하세요?” “저도 번뇌가 많이 없어지고 지혜로워지고 싶어요.” “그러면 그것을 얻을 정도로 그만큼 노력하셔야 됩니다. 매일 수행을 하시는 것은 참으로 잘하시는 일이지만 고시 공부하는 만큼 또는 학생들이 영어나 수학 공부 하듯 그만큼은 해주어야 되지 않겠어요! 그래서 산중의 스님들이 밤낮없이 수행에 전념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스님, 저희 같은 가정주부나 일반인들에게는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나 제약이 많아요. 하루 잠간 시간 내는 것도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요.”
“그렇다면 좀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세요. 여건이 안 되어서 조금밖에 수행하지 못하는데 결과는 전문적으로 수행을 하는 사람들처럼 나타날 수 있을까요?” “뭐 그렇게 되지는 않겠지요. 그럼 우리 같은 사람은 어떻게 합니까?” “일단 목표를 낮추어 보세요. 무조건 처음부터 거창한 목표를 세운다고 다 그렇게 되는 건 아니니까요. 현재 상황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하십시오. 작은 것이라도 상관 없구요. 도달할 수 있는 목표가 있을 때 좌절하지 않게 됩니다. 작은 목표라도 성취되면 그 때부터 자신감과 수행에 대한 열정이 강해집니다. 그리고 나서 불필요한 시간을 최대한 절약하여 수행에 더 큰 정성을 쏟아 보세요. 일하면서 공부하는 학생이 있는 것처럼 생활하면서 수행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정말로 중요한 것은 분명히 한만큼 얻어진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제 말이 아니라 그냥 보편적인 세상 이치입니다. 높은 목표를 원한다면 그만큼 더 많이 더 열심히 수행해야 되는 건 당연한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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