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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산중한담 > 지장스님의 차 한잔의 생각
 
작성일 : 12-01-22 14:53
조건반사적인 삶
 글쓴이 : 지장
조회 : 2,067  
조건반사적인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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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문인으로 알려져 있던 제임스 엘런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는 그 자신이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내가 살아왔던 삶을 통해 ‘나’는 만들어져 왔고 또 앞으로 내가 사는 삶을 통해 ‘나’는 만들어져 갈 것이다. 훗날 ‘나’는 내가 살았던 삶을 통해 평가 받을 것이고 지금 이 순간 역시 나의 삶을 통해 평가 받는다. 결국 지금 이 순간 ‘나’의 모습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인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들의 삶은 어떠한 모습일까?
2,193시간. 2010년도 한국 직장인들의 평균 근무시간이다. 1,419시간의 독일, 1,749시간의 미국보다 월등히 많은 시간이다. 그러나 업무에 대한 몰입도는 OECD 22개국 평균인 22%보다도 훨씬 못 미치는 6%대이다. 일은 힘들게 더 오래 하지만 일의 효율성은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니다. 올해 초 한국은행 산하 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외환위기 뒤 비정규직의 비중이 급격히 늘어 2003년 461만명에서 2011년 600만명 수준까지 급격히 늘었다. 또 한 취업포털 회사가 2010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11.6년에 불과 했다. 38선(38세) 퇴직이라는 말이 점점 고착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는 항상 미래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고 했는데 희망은 커녕 불안한 질문이 들 수 밖에 없다. 이러니 젊은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공무원 시험에 몰릴 수밖에 없다. 소득의 양극화 또한 점차 심화되고 있는데 국세청 종합소득세 상위 20%와 하위 20%의 1인당 소득금액 격차는 1998년 17.7배에서 2009년 45.4배로 커졌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 상대적 박탈감은 커지고 경쟁에서 낙오되지 않으려는 압박감. 그리고 좌절감이 우리들의 마음과 삶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무거운 사회 현실 때문일까? 벌써 몇 년째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 국가 중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죽음보다도 더 무서운 것이 있다. 바로 목적지 없이 우리의 삶이 내몰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러시아의 생리학자 파블로프(Pavlov)는 개에게 먹이를 줄 때마다 종을 쳤다. 그런데 나중에는 먹이를 주지 않고 종만 쳐도 개가 침을 흘리는 것을 보고 ‘조건반사의 법칙’을 공식화하였다. 조건반사란 어떤 조건에 대해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우리도 모르게 세상의 시스템에 조건화되어 살고 있다. 불안한 현실 속에서 일시적인 안정과 눈앞의 이익, 편리함만을 바라보고 서서히 주체적인 삶의 방식을 망각한 채 살아가고 있다.
                                                                           <차명상 입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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