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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산중한담 > 지장스님의 차 한잔의 생각
 
작성일 : 12-01-22 14:54
목적을 잊은 여행
 글쓴이 : 지장스님
조회 : 1,849  

목적을 잊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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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구제 금융을 받아야 했던 시절, 6개월간 노숙을 해야 했던 신부님이 계셨다. 노숙을 하며 노숙자들을 위로해 주고 자신에 대한 집착을 조금이라도 덜어보려고 노숙을 결정하였다고 한다. 그 신부님은 막상 노숙을 시작하고 보니 생각했던 것 보다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많았다고 한다. 잠자리, 먹는 것, 세면, 빨래 등 편리함에 익숙해져 있던 그 분에게 모든 것은 힘들게 느껴졌다. 제일 힘들었던 부분은 바로 담배였다고 한다. 원래 골초였던 분인데 돈 한 푼 없이 노숙을 하려다 보니 담배를 사서 피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담배 동냥도 해보고 돈을 동냥해서 담배를 사서 피우곤 했는데, 피우고 싶은 만큼 후련하게 피우지 못해서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어느 날 담배를 원 없이 피우고 싶은 생각이 너무나도 간절하여 막노동일을 나가기 시작했다. 하루 일당으로 받은 돈으로 먼저 담배를 사고 조금 남는 돈으로 다른 노숙자들과 술 한잔 하고 나니 그날 돈이 다 바닥나 버렸다고 한다. 할 수 없이 담배 값 벌기 위해 다시 막노동판에 나가 일하고 그렇게 번 돈으로 담배 한번 진하게 피고 소주한잔하고, 6개월동안의 노숙 생활을 마치고 자신의 노숙 생활을 되돌이켜보니 담배 값 벌려고 죽어라 일한 것 밖에 남는 것이 없었다고 한다. 그 신부님의 말씀을 들으며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박장대소를 했지만 한편으로는 남 얘기 같지가 않았다. 담배든, 돈이든, 명예든 쾌락이든 우리를 간절하게 만들고 목메게 만드는 그것들을 위해 우리는 열심히 살고 있다. 하지만 훗날 우리의 삶을 되돌아 보게 된다면 우리가 인생을 통해 배워야 할 중요한 무엇인가를 잊고 단지 욕망과 습관, 세상의 굴레에 조건화되어 한낱 담배 값을 벌기 위해 고군분투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후회를 하지 않을까 모르겠다. 끊임없이 돌을 굴려야만 하는 시지푸스의 삶과 다르지 않았음을 너무 늦게 깨닫지 않았으면 좋겠다.

                                           <차명상 입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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