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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 > 산중한담 > 법진스님의 유유자적 山처럼 江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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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12-16 22:52
 조회 : 2,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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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는 인연을 만나서 함께 지내며 일어 나는 일들을 누구의 잘잘못의 탓하지 않고 共業중생의 만남이라고 한다.
공업 중생이기 때문에 서로가 만나서 함께 가는것이라고 정의를 내린다.
머리로는 분명 아닌데 여러가지 핑계와 이유를 부쳐서 스스로 번뇌하고 힘들어 하면서
복잡한 주변 인연을 정리 하지 못하고 불편한 인연에 연연하고 끌려 다닌다.
이유야 무엇이 되었던 좋은 기운이 아닌것을 만나서 이런 저런 불평을 한다는것 자체가
자업자득이라는 것이다.
우선 생각 하기에는 부정하고 싶기도 하지만 깊숙히 들여다 보면 모두가 내가 짓고 내가
받는 과보라는것을 부정 할 수 없음이다.
지난 가을 수개월 동안 나는 수행자라는 이름이 부끄러울 정도로 이런 저런 이유로 많이 힘들게 자신과 싸워 왔다.
때로는 타인을 원망함과 때로는 자조적인 시간들을 번갈아 가면서 참 많이도 힘들어 했었다.
사람 관계란 참 묘한것이다.
보조 지눌 국사께서 설 하신 계초심학인문에
所謂蛇飮水하면 成毒하고
牛飮水하면 成乳달하야 智學은 成菩提하고
愚學은 成生死라함이 是也니라.
뱀이 물을 마시면 독을 이루고 소가 물을 마시면 우유를 이루는것과 같아서
지혜로운이의 배움은 보리(깨달음)를 이루고
어리석은이의 배움은 생사를 이룬다 함이 이것이니라.
똑같은 것이지만 결과가 다르다는 뜻이다.
아무리 좋은것도 서로가 다른 기운과 견해를 가지고 있으면
함께 도달 할수 있는것은 하나도 없다.
아무리 대화를 해서 풀려고 해도 풀어 질수 없고
더 이상 좁혀갈 대안이 없을때는 빨리 결론를 내리고 이행 하는일이야 말로
반야 지혜가 아닐까.
사람관계는 나쁘고 좋은 사람이 없는것 이라고 생각해 본다.
서로가 기운이 맞지 않는다면 어쩔수 없다 그러한 것은 노력으로 혹은 수행으로
회복될수 있다지만 그렇다라고 결론을 지울수 없는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깨달은 성자가 아닌 이상 적어도 중생들이 살아 가는 세상에서는 ,
가끔 외국 영화를 보게 되면 청부 살인업자는 같은 청부살인업자 아내와 함께 살아간다.
물론 영화 속 내용이지만 공업중생을 잘 설명 해 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관계란 그런것 이라고 생각을 해 본다.
그래서 共業 중생이라고 한다.
지난 가을 4월 동안 나는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공업중생에 대하여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입장임에도 불구 하고 힘들고 지친 일들을 명쾌하게 정리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판단이 흐려서도 아니요 이유를 몰라서도 아니다.
그럼에도 나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허둥대고 있는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분명 평소 성격대로라면 어떠한 일을 결론 짓는일에는 명쾌하고 냉철 함에도 불구 하고
그렇게 대처 하지 못하고 낑낑 대는 나를 바라 보고 해답을 얻지 못했다.
목에 가시가 걸려 있는듯 한 그런일이 오늘 결론을 내리고 나니 참으로 가벼울 뿐인데
그 긴시간을.... 그렇게 아름다운 단풍이 눈에 들어 오지 않았던 그 긴 가을날이...
반야지혜는 정해진 정답이 있는것이 아니다.
냉철하고 간결해야 한다.
군더더기가 없어야 한다.
그래서 가을 내내 머리맡에 적어둔 글귀가 숙제처럼 붙어 있었지만
결국은 오늘 그 숙제를 마무리 한 셈이다.
간결하라.
탈속하라.
변화무쌍하라.
如如不動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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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중생의 역할이 여기까지였을까
언제가 되어야 삼라만상이 온통 반야 지혜로 가득 할것인가.
내 안에 쌓여 있는 업식이 다 녹아 없어 져야 한다는 것은 어디까지일까?
이러한 의문에 문제를 제기 하는것 보다 매사에 명쾌해야 한다.
명쾌 하다는것은 세속적으로 보면 냉정하다고 볼수도 있다.
즉 인간미가 없어 보인다는 뜻이 담겼다.
하지만 매사에 냉철하고 간결하게 살아 갈수 있는 반야 지혜을 증득 한 사람이라면
어떠한 문제 앞에서도 간결하게 살아 갈수 있음이다.
오늘 내가 내린 결론은 엉클어진 공업중생의 인연을
2008년을 보내면서 한해를 깔끔하게 마무리 하려는 마음이 간절했던 것이다.
한번 실수는 있을수 있지만 반복되는 실수는 모두가 나의 부덕의 소치다.
늘 반야 지혜가 성성 해서 나와 주변이 모두 환해지기를 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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