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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 > 산중한담 > 법진스님의 유유자적 山처럼 江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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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3-19 13:17
 조회 :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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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6월 광주의 밤 하늘은 짝짝 짝짝 짝....대한민국 ,
짝짝 짝짝 짝....대한민국 함성으로 물들였다.
그냥 누워서 그 함성을 들으며 기도를 올렸다.
부처님..
우리나라가 이기면 저의 병이 나을거예요.
꼭 우리나라가 이기게 해 주세요..
걷지도 앉아 있기도 힘겨운 나로서는
할수 있는것이라고는 누운채로 기도 하는 일 밖에 없었다
마음 잘 다스리지 못한 댓가로 얻은 병은 마땅히 갈곳이 없어
수술후 신도님 댁에 머물게 되었다.
8년전 신도님댁 어른께서 그 때 연세가 70정도 되셨던것 같다.
눈으로 보아도 깨끗하고 곱게 나이 드신 모습인데
더 이상 몸을 지탱 할수 없는 나의 방문을 합장 하여 고개 숙이시면서
스님 영광입니다 우리집을 찾아 주셔서...
순간 너무나 부끄러웠다.
마음을 잘 다스리지 못한 까닭으로 얻은 병이라고 생각 하니
더 더욱 부끄러웠던 그때 기억을 떠 올리면 그냥 눈물이 앞선다.
할아버지의 진실한 마음에 그냥 고개가 숙여 질뿐이다.
그해 유월의 함성은 내생에 가장 잊지 못할 함성이기도 하지만
할아버님께서 나에게 대하시던 배려심은 나의 수행길에 큰 교훈이 되기도 했다
늘 누워 있는 나를 위해 아파트에서 조용조용 다니시던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
그런 할아버지께 나는 큰 빚을 지고도 갚지 못한채 늘 마음만 광주에 들러 할아버지께
따스한 공양이라도 대접 해야 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말았다.
무소유의 가르침을 책으로 남기신 법정 스님이 가시는 날 새벽 그 할아버지도 새벽 세시경에 스스로
깨끗하게 목욕을 하시고 그렇게 갑자기 세상과의 인연을 78세의 일기로 정리 하셨다.
그동안 까지 정말로 건강하시고 자신에게 엄격하시고 정갈하신 분이셨다.
돌아 가신후 들은 이야기인데
이미 일주일전에 결혼한 큰 딸을 불러서 달리 유언 같으신 말씀을 하셨다 했다.
영안실에서 장지 까지 그리고 사십구재를 우리법당에 모시는 일 까지
그분과의 인연이며 그 가족들과의 인연을 떠 올리며
일찌기 열여덟살의 어린 나이인 나의 출가를 인정 해 주시고 다음해에
돌아 가신 아버님 생각도 전에 없이 간절한 요즘 이다.
법정스님의 무소유라는 작은 책자속에 소유 하는것들로 부터
소유 당한다는 글귀가 나를 출가 길에 나서게 했던 인연과
법정스님과 한 날에 세상을 떠나신 그 할아버지와 인연을 생각하면
알수 없는 먹먹함 같은것이 마음속 가득 일어 나는 요즘 많은 생각을 해 본다.
두 어른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지켜 보면서
진정 나도 그렇게 마무리를 할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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