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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 > 산중한담 > 법진스님의 유유자적 山처럼 江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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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7-19 11:27
 조회 :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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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전 팔 수술을 받은 후 부터 숨쉬기에 문제가 생긴듯 하다.
한밤중에 가슴을 억누른듯 하여 잠을 깨고
혹은 아침에는 더욱 가슴이 답답하기도 하는 몇번의 좋지 않은 증상을 느끼기도 했다.
전에 이러한 증상이 있은후 나는 쓰러져 뇌수술을 받았다.
그런후 요 며칠간 그러한 증상을 들여다 보면서 이런 저런 많은 생각을 했다.
잠을 자다가 가슴이 답답해서 일어나 이리저리 뒹굴며 생각한 것들 몇가지....
오른 팔이 불편한 이유로 컴퓨터가 놓인 책상이 어수선하게 정리가 되지 않은것이 매일 마음에 걸렸는데...
아침이 되면 제일 먼저 그곳을 치워야해.
혹시 나 이대로 죽거나 쓰러질수도 있을지 모르니까...
크게 한번 아픈후 죽음은 두려움의 대상보다 살아 생전 흔적이 정리되고 간결한 모습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후 줄곧 이순간 살아 있다고만 생각하지 않고 지내 오긴 했는데
실제로 죽을것 같이 숨쉬기가 어려워지니 오히려 차분한 나를 보게 된것이다.
어제 일요 법회를 마친후 잠시 무더위속에 휴식을 취했다.
갑자기 가슴의 답답함은 없었지만 무엇인가 숨을 쉬는일이 매우 힘이 들었다.
삼십분을 그러한 시간과 힘들어 하면서 나를 정리를 했다.
역시나 정리 되지 않은것은 책상이다.
이미 오래전 장기기증과 시신기증을 했기에 사후 뒷수습
걱정은 크게 없었지만 내가 살고 지내온 이 도량의 흔적은
간결하게 정리 된 모습으로 남기고 싶음은 나의 탐욕일까 하고 생각 해 보았다.
눈에 보이는 실상들의 정리는 당연하고 마음자리 안에 있는 의식들도 정리가 되었는가 되짚어 보았다.
사람이 죽기전 어제 같이 숨을 쉬기가 곤란 하고 그 시간이 연장 되다가 마지막 숨을 몰아 쉴것이다.
몇년전 아랫마을 구십먹은 할머니의 임종을 했을때 처럼....
나의 모습도 그러 하리라...
죽기전에 죽음을 경험 하다는것은 수행자에게는 참으로 좋은 경험 인듯 하다.
삼십분동안 이방 저방 천천히 걸으면서 요즘 함께 지내는 아가씨가 혹시 놀랄것 같아서
천천히 천천히 걸으면서 이대로 나의 삶이 끝나더라도 세상에 걱정 되는 일 하나 오로지 책상이 정리 되지 읺은 것이었다.
볼펜이고 읽다가 둔 경전이고 동전 이 몇개 손수건 컵 등등 아무렇게나 놓인 지저분한 책상만 걱정 했다.
삼십분 가량 지나서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 하는 신도분이 전화가 걸려 왔다
전에 뇌수술 받고 집에 돌아 왔을때 처럼 호흡이 무엇인가 곤란하다고 그때 119 불러서
산소 호흡기로 병원을 달려 갔을때 처럼 증세가 같다고 하니까
갑자기 폐활량에 문제가 생겨 산소가 공급이 안되기 때문인것 같다고 했다.
혹시 다시 그런증세가 오면 병원에 꼭 달려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런 시간이 길어 지면 죽음으로 가는거라고 했다.
다행이 이야기 하는동안 조금씩 좋아졌고
지금껏 해 온것처럼 나는 조금 더 정리된 죽음으로 갈수있고 더욱 온전하고 간결하게 살아갈수 있다는 것을
확인 하는 시간이 되었다.
저녘에 도반스님과 통화를 했다.
낮에 있었던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서 우스개 소리 같았지만 제법 진지 하게
나 이대로 오늘 낮 처럼 이세상 마지막을 정리한다면 걸림 없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좌탈입망 할것 같다라고....^^
책상만 잘 정리 되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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