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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7-29 13:29
명상과 차의 정신 3
 글쓴이 : 지장스님
조회 : 2,105  
3)청(淸)

和와 敬을 이루기 위해서는 당연히 몸과 마음이 청결하고 주변이 잘 정돈된 상태가 필요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차생활 속에서 淸의 정신은 검소함과 청결(淸潔), 그리고 청렴(淸廉)을 말한다. (이진수 p180, 김봉건 다도와 청의 정신. 차와문화 4집 2007. p179) 한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차의 청덕(淸德)을 중요시하였다. 그래서 차나무를 청인수(淸人樹, 사람을 맑게 하는 나무)라 하였고, 찻일을 청사(淸事)라 하며 맑고 깨끗하게 하는 일로 여겼다. 흔히 청다(淸茶)라 하였고, 헌공하는 차를 청공(淸供)이라 하였다. (정영선. 다도철학. 너럭바위. 2000. p65)

청덕(淸德)에는 세 가지 뜻이 있는데 번뇌를 덜어내어 정신을 깨끗하게 지니는 것, 물질적 욕심을 버리고 검박하게 사는 것, 그리고 뜻을 굳게 지키는 맑은 기개이다. (정영선 p65) 육우(陸羽, 727~803)가 쓴 다경(茶經)에서는 “차의 성질은 검박하다(茶性儉).” “차는 행실이 정성되며 한결같고 검소의 덕이 있는 사람이 마시기에 적당하다(爲飮最宜 精行儉德之人).”라고 하고 淸의 정신을 언급하고 있다.(정영선. p66)

명상 수행의 완성은 반드시 몸과 마음의 정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초기불교 수행을 체계적으로 정리·설명하고 있는 『청정도론』에서는 청정의 의미와 깨달음으로 가기위한 일곱 가지 청정의 단계를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청정이란 모든 더러움이 없어진 지극히 청정한 열반이라고 알아야 한다. 그 청정에 이르는 도(道)가 청정도다. 도(道 magga)란 체득하는 수단을 뜻한다”(청정도론 1권. 대림스님. p124)

일곱가지 청정의 단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계(戒, 몸과 마음의 절제)의 청정이다. 戒는 몸과 마음의 절제를 말하는데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잘못된 행위는 삼가고 바람직한 행위를 하기 위한 의도, 마음에서 일어나는 절제, 감각 기관을 잘 단속하는 것, 그리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평소 열심히 수행을 하지만 좀처럼 효과와 진보를 체험하지 못하는 경우는 대부분 이 절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이다. 감각 기관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고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보고 싶은 거 다 보고, 또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나면 강한 집중과 통찰이 일어나지 않는다. 마치 마른 걸레로 먼지 바닥을 청소하듯 청소는 하지만 깨끗이 닦이지 않는 것과 같다.

명상 수행의 시작은 바로 몸과 마음의 절제와 단속으로 시작되며 이 것들을 통해 안팎이 청정해 지면 다음 마음의 청정으로 향한다.

둘째, 마음의 청정은 삼매를 말한다.(청정도론 1권, p81) 삼매란 마음이 유익하게 하나의 대상으로 집중된 상태를 말한다. 즉 마음이 하나의 명상 대상에 오랫동안 집중해 있으면서 다섯 가지 마음을 어지럽히는 장애 즉 욕망, 악의, 게으름, 들뜸, 의심 등을 극복해 가는 것이 마음의 청정이다. 계의 청정과 마음의 청정을 통해 다음으로 견청정(見淸淨)의 단계로 나아간다.

셋째, 견청정(見淸淨)은 내 몸과 내 주의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신·물질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을 의미한다(p84). 지금 이 순간 실재하고 있는 것을 개념이나 관념이 아닌 있는 그대로 사실대로 본다는 것이다. 먼저 물질 현상을 있는 그대로 잘 파악하고 그 다음 정신 현상을 파악한다고 한다. 결국 나라는 존재가 정신현상과 물질현상일 뿐이라고 보는 것이 견청정이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자신에 대해 가지고 있는 잘못된 견해를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넷째, 의심을 극복하는 청정이다. 정신과 물질 현상이 어떤 조건이나 상황에 의해 발생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연히 알아 나의 존재에 대해 가졌던 의심을 극복하는 단계이다. 정신과 물질 현상이 어떤 조건이나 상황에 의해 진행된다는 것을 연기법(緣起法)이라 한다. 몸이 아프거나 덥거나 혹은 마음이 즐겁거나 슬프거나 하는 모든 현상은 어떤 조건과 상황에 의해 비롯됨을 여실히 알아 진리에 대한 의심에서 벗어나는 것이 의심을 극복하는 청정이다.

다섯째, 도와 도 아님을 바로 아는 지견청정(知見淸淨)이다. 이 단계는 나를 있는 그대로 보고 아는 견청정과 나의 존재가 여러 조건과 상황에 의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의심을 극복하는 지견청정을 바탕으로 더욱 세밀하고 강력하게 나 자신을 꿰뚫어 들어가 도와 도 아닌 것을 아는 지혜를 얻는 단계다. 있는 그대로 통찰해 들어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정신현상과 물질현상을 어느 정도 파악하기 시작하면 열 가지 경계 즉 수행을 더디게 하거나 착각하게 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열 가지 경계란 광명, 희열, 몸과 마음의 가벼움, 결심, 분발, 행복, 지혜, 확고함, 평온, 욕구 등이다. 이 경계를 만나면 자칫 도를 다 이루었다는 착각을 하게 만드는데 더욱 있는 그대로 면밀히 보고 알아 이러한 경계에서 벗어나는 것이 도와 도 아님을 바로 아는 지견청정이다.

여섯째, 수행에 대한 지견청정이다. 여기서 수행이란 일명 도를 닦는 다는 말인데 삼매에 들기 전부터 삼매에 이르기 위해, 또 통찰지혜를 얻기 위해 하는 모든 노력을 말한다. 이 단계에서는 열 가지 경계에서 벗어나 모든 현상이 순간적으로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을 철저히 관찰하는 지혜, 생겨난 것들이 소멸되어 가는 것을 철저히 관찰하는 지혜, ‘나’라는 개념이 무너지면서 생겨나는 공포를 철저히 관찰하는 지혜, 존재하는 것의 위험을 철저히 관찰하는 지혜, 존재하는 것의 역거움을 철저히 관찰하는 지혜, 존재의 속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지혜, 깊이 숙고함을 관찰하는 지혜, 존재를 이루게 하는 과정(상카라)에 대한 평온의 지혜 등을 체득한다. 자세한 설명은 명상 진행 과정 편에서 상세히 언급할 것이다.

일곱째, 지견청정(知見淸淨)이다. 이 상태는 마음의 모든 번뇌가 사라지고 모든 잘못된 견해에서 벗어났으며 자신의 실체를 진정으로 파악해 알고 있는 단계이다.

일곱 단계의 청정에 대해 언급하였는데 이 것을 다시 세 가지로 줄여 계(戒), 정(定), 혜(慧) 삼학(三學)이라 한다. 定은 삼매 수행을 말하고 慧는 통찰지혜 수행을 말한다. 이렇듯 명상 수행은 몸과 마음의 정화로부터 시작하여 점차 견해의 정화를 거쳐 지혜를 증득하는 청정화 과정이다.

거창하지 않지만 차생활을 통해 자신의 행위와 마음을 잘 절제하고 단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 참회와 회계의 과정이 찾아온다. 평소 자신에 대해 좀처럼 생각하지 않고 살다가 차생활이나 명상을 통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되면 자신이 가진 모순과 한계를 깨닫게 된다. 이러한 자기 모순을 온전히 받아들이면서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 지는데 이때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한 참회와 회계가 일어난다고 한다. 이러한 참회와 회계는 자기 정화로 이어지고 자신을 긍정적으로 더 발전하게 만든다.
초의차명상원(www.teanm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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