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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8-09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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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과 차의정신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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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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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적(寂)
寂은 평온하고 고요한 상태를 말하며 敬, 淸을 통해 얻어진 이상적이고 궁극적인 和의 상태를 말한다. 일상적인 차생활에서는 조용하고 차분하게 몸과 마음을 가라앉혀 존경과 화합의 상태를 도모하는 것이 寂의 정신이다. (이진수. p180) 몸과 마음이 평온하고 고요한 상태인 寂은 불가(佛家) 수행에서는 깨달음의 상태를 의미한다. 불교에서 깨달음의 상태는 모든 번뇌를 소멸한 적멸(寂滅)의 상태를 말하는데 흔히 열반(涅槃)이라고 표현한다.
열반이라는 의미를 더 살펴보면 ‘불이 꺼진’이라는 뜻인데 탐욕, 성냄, 어리석음의 불이 완전히 꺼진 것을 열반이라고 한다. (아비담마길라잡이 p579) 청정도론에 열반은 고요함이며 죽지 않는 역할을 하고 혹은 안식(安息)을 가져오는 역할을 하고, 표상 즉 관념과 개념이 없고 사량분별이 없는 것이라 한다.(청정도론. 2권. p562)
초기불교 경전 중의 하나인 쌍윳다니까야에 이 열반에 대한 간략한 언급이 나온다. 떠돌아 다니며 수행하는 잠부카다까라는 사람이 부처님의 제자 사리뿟따에게 열반에 대해 묻는다.
“벗이여, ‘열반’, ‘열반’이라고 하는데, 벗이여 도대체 열반이란 무엇입니까?”
“벗이여, 탐욕이 부서지고, 분노가 부서지고, 어리석음이 부서지면, 그것을 열반이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벗이여, 그 열반을 실현할 수 있는 길과 방법이 있습니까?”
“벗이여, 그 열반을 실현할 수 있는 있는 길도 있고, 그 방법도 있습니다.”
“그러면 벗이여, 그 열반을 실현할 수 있는 길은 어떠한 것이고, 방법은 또한 어떠한 것입니까?”
“벗이여, 그 열반을 실현할 수 있는 길은 이와 같은 여덟 가지의 고귀한 길입니다. 그것은 곧 올바를 견해(正見), 올바른 사유(正思惟), 올바른 말(正語), 올바른 행위(正業), 올바른 생활(正命), 올바른 노력(正精進), 올바른 알아차림(正念), 올바른 집중(正定)입니다. 벗이여, 이것이 그 열반을 실현할 수 있는 길이며, 방법입니다.” (전재성. 오늘 부처님께 묻는다면. pp404~405)
위 대화에서 사리뿟따는 결론적으로 열반에 이르는 길로 팔정도(八正道)를 제시한다. 팔정도의 내용은 앞에서 이미 살펴보았던 敬과 和로 표현할 수 있는 온전한 실천체계이다. 그리고 淸과 寂은 이런 노력의 결과인 것이다.
쌍윳다니까야의 다른 곳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밧다라는 수행자가 청정한 삶이란 무엇이냐고 부처님께 물었다. 부처께서 답하기를
“벗이여, 이와 같이 여덟가지 고귀한 길 즉 팔정도의 길을 갖춘 사람을 청정한 삶을 사는 사람이라고 한다. 벗이여, 탐욕이 소멸하고, 성냄이 소멸하고, 어리석음이 소멸하면, 이것이 청정한 삶의 완성인 것이다.” (전재성. 앞의 책. pp482~483)
결론적으로 명상 수행에서의 寂은 철저한 청정화 과정을 거쳐 정화할 것 자체도 없어진 상태를 말하고 일반적인 차생활 속에서는 사량분별과 욕망, 분노, 자신을 잊고 있는 상태에서 벗어나 매순간 지극히 고요한 상태를 말한다.
역사적으로 많은 선사들이나 수행자들이 차를 빌어 깨달음의 상태, 혹은 평온한 마음의 상태를 표현하고자 하였다. 이들의 시를 통해 寂의 정신을 한 번 살펴보겠다. 고려 때의 진각국사(眞覺國師: 1178~1234)의 ‘무제(無題)’라는 시이다.
한잔의 차로 어지러운 마음 모두 물리치니
더욱 뼈에 사무치는 청한 모든 시름 없음이여.
(一盃卷却昏雲盡 徹骨淸寒萬慮空) (정상구. 한국 및 중국의 명다시 감평. 부산, 세종문화사 1995 . pp191~192)
서산대사(西山大師 : 1520~1604)의 시를 통해서도 寂의 정신을 엿볼 수 있다.
낮에는 차 한 잔 하고 밤이 되면 잠 한숨자네
푸른 산 흰 구름 더불어 무생사(無生事, 적멸)를 말함이여
晝來一椀茶 夜來一場睡 靑山與白雲 共設無生事 (정상구. 한국차문화학. p69)
초의선사도 ‘동다송’에서 차를 통한 寂의 상태를 표현하였다.
대숲 소리 솔바람 모두 서늘도 해라
맑고 찬 기운 뼈에 스며 마음을 일깨우네
흰 구름 밝은 달 두 손님 모시고
홀로 차 마시니 이것이 도인의 자리구나
竹籟松濤俱蕭凉 淸寒榮骨心肝惺
惟許白雲明月 爲二客 道人座上此爲勝 (소암. 동다송. 명상. 2001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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