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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8-18 18:30
명상과 차의 정신 5
 글쓴이 : 지장스님
조회 : 2,440  
5) 중정(中正)의 정신

차의 정신에 시대나 국가의 구별이 있지는 않지만 한국적인 차정신을 내세운다면 중정(中正)의 정신을 손꼽을 수 있다. 이 중정의 정신은 조선시대 말엽 한국의 차문화를 부흥시킨 초의선사의 저술인 ‘동다송’에서 찾아 볼 수 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 28송>
차 속에는 현묘한 것이 있는데 이는 나타내기 어려운 것으로서
그 참다운 정기는 體와 神을 분리시키지 아니한 데 있느니라.
<제 29송)
체와 신이 비록 온전하다 하더라도 오히려 중정(中正)을 잃을까 두려우나니
중정을 잃지 않으면 건(健)과 영(靈)을 함께 얻느니라.

中有玄微妙難顯 眞精莫敎體神分
體神雖全 猶恐過中正 中正不過健靈倂 (김봉호역. 초의선집. 경서원 1996. pp784~785)

위의 내용을 초의 선사는 다시 이렇게 부연 설명하신다.

“차를 따는 것은 그 현묘함을 다해야 하고 만들 때는 그 정성을 다해야 하며 물은 그 참된 것을 얻어야 하고 차를 끓이는 데는 그 중정(中正)을 얻어야 한다. 그래야만 體(물)와 神(차)이 서로 중화하고 건(建 : 건전, 건실)과 영(靈: 신령스러움)이 서로 어우러져 하나가 된다. 이 지경에 이르러야만 다도(茶道)라고 할 수 있다.” (제29송 주석중에서. 용운스님 역)

여기서 중정의 의미는 바르고 적당한 상태를 의미하는데 너무 지나치지도 또 너무 부족하지도 않게 한다는 뜻이다.

명상에서도 이 중정(中正)의 상태는 아주 중요한데 크게 두 가지로 중정의 의미를 찾아 볼 수 있다. 하나는 명상 수행에 있어서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적당한 조화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보고 아는 대상에 대해 한결같은 평정심을 유지해야 된다는 것이다.

초기불교 경전인 『앙굿다라니까야』에는 ‘소나’라는 수행자 이야기가 나온다. 소나는 부자집의 아들로 살아왔지만 어느 날 출가 수행을 결심한다. 그는 이제까지 너무 편안히 살아온 것을 만회하겠다는 심정으로 강한 열의를 가지고 쉼없이 걷기 명상을 수행하였다. 거친 땅을 오래 걸어서 그의 부드러운 발은 금방 물집 투성이가 되어 더 이상 걷기가 힘들어졌다. 그러나 아직 충분한 집중력이 생기지 않았기에 무릎과 손으로 기어다니며 수행을 지속하였다. 그러자 또 다시 그의 손과 무릎은 피 범벅이 되었고 땅바닥까지 피로 물들어 버렸다. 나름대로 고통을 감내해가며 열심히 수행했건만 별다른 진전이 없자 점차 실의에 빠지게 되었다.

부처님이 지나가는 길에 소나 수행자를 보고 바닥이 왜 피로 물들어 있냐고 물었다. 다른 수행자들이 사정을 설명하자 부처님은 소나 수행자를 불러 출가하기 전에 잘 했던 것이 무엇이었냐고 물었다. 소나 수행자가 하프를 잘 쳤다고 말하자 부처님은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하프를 어떻게 조율하냐고 되 물었다. 소나 수행자는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줄을 너무 느슨하게 해서도 안되고 너무 팽팽하게 해서도 안된다고 하였다. 그러자 부처님은 소나 수행자에게 마치 하프를 연주하는 것처럼 수행하라고 조언해 주었다. 왜냐하면 너무 느슨한 줄은 감겨버릴 것이고 너무 팽팽하게 하면 끊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효과적인 명상 수행을 위해서는 명상에 필요한 여러 기능들의 조화가 필수적이다. 믿음의 기능이 너무 강하고 나머지 기능들이 약하면 정신력과 자각력, 집중력, 지혜 등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리고 너무 정신력만을 키우게 되면 믿음의 기능이 약해져 확신이 떨어지고 다른 기능들도 능력이 저하된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믿음과 통찰지혜의 균형, 집중력과 정신력의 균형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 믿음이 강하고 통찰지가 약하면 미신이 되고, 근거 없이 믿게 된다. 통찰지가 강하고 믿음이 약하면 교활한 쪽으로 치우친다. 집중력이 정신력에 비해 강하면 게으름에 빠지기 쉽고 정신력이 너무 강하면 들뜸에 치우친다고 하였다. 다섯 가지 수행에 필요한 요소들이 균등히 계발되어야 깊은 삼매에 얻을 수 있다고 한다.(청정도론. 대림스님역. pp351~352)

앞에서 언급한 수행에 필요한 여러 요소들의 균형은 차생활의 중정과 그 맥을 같이 한다. 또 한 가지 명상 수행에서 찾을 수 있는 中正은 평온심의 체득으로 볼 수 있다.

『청정도론』에서는 40가지 명상주제를 설명하고 있다. 이 중에서 네 가지 거룩한 마음을 반복해서 생각하는 명상주제들이 있다. 자애(mett&#257; 慈), 연민(karu&#7751;&#257; 悲), 같이 기뻐함(mudit&#257; 喜), 평온(upekkh&#257; 捨) 등인데 이 들은 아주 높은 경지의 삼매에 도달하게 한다. 이 중에서 마지막 평온은 모든 대상에 대해 한결같고 평등한 마음을 가지고 마음상태 또한 특별한 감정이 일어나지 않는 평정심 그 자체이다.

처음부터 이 평온심을 일으켜 명상수행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평온심을 얻기 위해서는 먼저 자애나 연민, 같이 기뻐함 등의 마음을 반복적으로 일으키는 수행을 해야 하며 이를 통해 아주 깊은 상태의 삼매에 도달하고 난 후 자애나 연민, 같이 기뻐함 등의 마음을 버려버리고 난 후 얻어지는 상태를 이용해 명상한다. 마음이 어딘가에 치우치지도 않고 특별한 감정을 갖지 않은 체 평온과 평정심으로 모든 존재들을 마음에 품고 있는 수행 방법이다. 이 평온을 주제로 하는 수행 방법은 앞의 방법들 보다 더 높은 삼매의 상태에 도달하게 해준다.

평온심에는 삼매를 통한 평온과 통찰수행을 통한 평온이 있다. 삼매를 통한 평온 즉 네 가지 무량한 마음을 통한 평온은 앞에서 간략히 살펴보았다. 통찰수행을 통한 평온은 아주 높은 수행의 단계에서 찾아온다. 나의 정신과 물질을 아주 세부적으로 그리고 철저하게 파악해 들어가 알면 나에 대해 가졌던 잘못된 개념이나 집착이 무너져 내린다. 나라는 존재가 공(空)하다는 것을 알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인식작용 등이 무상하고 괴롭고 실체가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게 되며 이렇게 되면 나 때문에 생겨난 공포와 기뻐함을 버리고 모든 인식작용에 대해 무관심하고 중립적이 되며 ‘나’라거나 ‘내 것’이라고 취하지 않게 된다.(대림스님. 청정도론. 3권. p310)

모든 존재들에 대한 평등심과 마음의 평정심, 이러한 마음가짐을 아마 초의선사는 中正의 이름을 빌려 차를 통해 표현하고자 하였을 것이다.

이상으로 대표적인 차의 정신 몇 가지를 명상적 입장에서 살펴보았다. 차의 정신은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차문화 역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생성되었으며 약간씩 그 표현은 다르지만 차를 통해 체득되는 깊은 마음의 경지는 분명히 명상 수행을 통해 체득되는 경지와 같은 맛일 것이다. 또한 이러한 차의 정신은 현대 차생활이 나아갈 목적을 제시함은 물론 중요한 정신적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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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자 07-08-25 16:34
 
선으 삼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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