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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11-19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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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차생활의 명상적 접근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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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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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현대의 차생활과 四念處
신라시대부터 면면히 내려왔던 한국의 차문화는 조선시대에 이르러 쇠퇴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조선 후기 다산 정약용, 초의스님, 추사 김정희 같은 훌륭한 차인들에 의해 다시 중흥의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와 한국동란 같은 국가적 어려움 속에 차문화는 다시 희미한 불씨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197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본격적인 차문화 부흥 운동으로 말미암아 지금은 유수의 차문화 교육기관과 단체가 설립되었고 사회 곳곳에서 신선한 차문화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차문화는 더욱 우리의 생활 속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동시에 옛 우리의 차문화를 발굴하고 고증하는 노력 또한 아끼지 않고 있다.
1. 茶道정신
1) 茶道정신
자연스런 일상의 하나였던 飮茶는 점차 인격수양의 방편으로 까지 그 역할을 넓히게 되었다. 차의 정신은 차생활에 깃들어져 있는 내면의 가치를 말하며, 현재 차생활의 성격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결정한다. 역사적으로 차의 정신을 살펴보면 여러 현인들이나 선배차인들은 차를 빌어 자신의 사상을 표현하고자 하였으며 이러한 것들이 훗날 차의 정신을 이루게 되었다. 때문에 차의 정신은 인물별로 시대별로 나라별로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다도정신은 유명한 茶書 중심으로 그 내용을 도출해 내고 있다. 때문에 본 연구에서도 다도 정신을 정리함에 있어서 시대적으로 한국 다인들의 차생활이나 역사적 문헌 등을 통해 대표적인 한국의 다도 정신을 정리해 보았다.
(1) 신라시대 원효의 和靜정신
和의 정신은 단군신화에 내재하고 있는 天, 地, 人의 조화 즉 三才融和와 부합되는 것으로서 우리민족의 사상적 기저가 된다. 정상구는 和의 정신을 어울려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하였으며, 가장 부드럽고 약하면서 가장 강하고 굳세며 또 강한 것과 조화를 이루거나 극복하는 것을 말하였다. 이 和의 정신은 시대나 나라에 상관없이 거의 모든 차인들이 주장하는 대표적인 차의 정신이다. 각기 다른 생활과 수행의 목표 속에서 공통성을 줄 수 있는 것이 필요한데 그 같은 요건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 바로 和의 정신이다. 원효의 사상은 和諍으로 요약될 수 있는데 여기서 和의 정신은 바로 한국 차 정신의 원류가 된다. 이러한 민족의 얼은 신라시대 화랑정신을 이끌고 화랑출신의 원효대사에게까지 그 영향을 미쳤고 배상현도 원효대사가 신라시대 화랑정신을 이끄는 민족얼의 원류라 하였다.
원효대사와 차에 관한 인연은 蛇包와의 일화 및 甘泉傳說 등을 비롯하여 이규보의 남행월일록, 원효방 등이 있다. 원효의 저술과 사상을 통해 차의 정신을 유추해보면 크게 和와 靜의 정신으로 요약된다. 원효의 저서 『열반경종요서(涅槃經宗要序)』에서 和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百家의 서로 다른 다툼을 회통시켜서 드디어 요란한 四生의 중생들로 하여금 둘도 없는 참다운 본성에 들어가게 하여 꿈꾸는 생사의 긴 잠을 깨워서 큰 깨달음의 지극한 果에 이르게 하며 지극한 과는 깨달음을 이루게 한다.
和百家之異諍 遂便擾四生 僉歸無二之家性 夢夢長睡竝到大覺之極果 極果之大覺.
또 다른 저서 『해동기신론별기(海東起信論別記)』에서도 靜사상의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불도가 진리의 길이 되는 것은 텅비고 고요하고 말쑥하면서도 깊고도 그윽하기 때문이다. 그윽하고 그윽하지만 만 가지 행상 밖에 벗어나지 않으면 고요하고 고요하지만 오히려 百家의 이론 속에 있도다.
然夫佛 道之爲道也焉 容寂爾沖玄 玄之又玄 出萬像之表 寂之又寂之 猶在白之談非像表也.
(2) 고려시대 이규보의 淸虛, 淸和, 思無邪 정신
고려시대를 지배했던 사상은 불교였다. 국가의 후원을 받은 불교는 문화적으로 풍부해 질수 있었으며 불교 의식과 수행에 필요한 차문화도 불교와 더불어 꽃을 피웠다. 이러한 고려시대 차문화에 깃든 차정신은 禪과 茶에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던 이규보(1168~1241)의 문학작품 등을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다. 이규보는 주로 승려들에 의하여 창작되던 禪詩와 佛敎詩를 일반화시키고 불교적인 사유와 세계관을 문학에 도입하여 새로운 시적 경지를 개척한 시인으로서, 禪사상이 어떠한 부처님의 말씀보다도 최상의 법문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의 문집으로는 『東國李相國全集』『東人詩話』『白雲居士傳』및『後集』 등이 전해지고 있는데 특히 불교수행과 차에 대한 시 작품을 많이 남겼다. 여러 작품 중에서 다도 정신을 잘 표현하고 있는 것들을 중심으로 그의 다도 정신을 유추하면 다음과 같다.
밤은 깊어 물시계 딩동 할 때 그대에게 三語와의 차이를 묻노니 말해다오.
나는 긴 세월 정진했으나 스스로 구하기 어려웠도다.
그대들 잠시 보고나니 모든 것이 空함을 알메라.
韓退之의 쌍조부(雙鳥賦)는 싫증나고 장자의 소요유(逍遙遊)는 구미에 맞구나.
타오르는 불에 끓인 향기로운 차는 바로 도의 맛이며 흰 구름과 밝은 달은.
곧 나의 가풍이로다.
夜深蓮漏響丁東 三語煩君別異同 多劫頭燃難自求 片時目擊摠成空
厭聞韓子題雙鳥 深喜莊生說二蟲 活火香茶眞道味 白雲明月是家風.
오랜 세월 정진하였으나 스스로 구하기 어려웠던 것을 茶를 만나고 나니 空한 것을 알았다는 것이며 장자의 소요유를 한퇴지의 쌍조부보다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은 현실적인 세계관보다 淸虛와 靜寂의 노장사상에 심취해 감을 읊조린 것이며, 茶의 맛을 道의 맛으로 승화시키는 청정한 그의 마음가짐은 흰구름과 밝은 달을 가풍으로 한다는 것은 청정무구(淸靜無垢)한 무소득무아(無所得無我)의 경지를 가풍으로 한다는 것을 읊조린 것이라 하겠다.
돌화롯불 활화로 피워 차 손수 달이니
찻잔의 차 빛깔과 맛 자랑스럽네.
끈끈한 그 맛 입속에 부드럽게 녹으니
어머니 젖내와 젖내 맡은 애기 같네.
고요한 방안에 아무것도 없고
오직 차솥 생황소리(물 끊이는 소리) 기쁘네.
차 이야기 물 고르는 것은 이 집의 가풍
어찌 천세의 영화를 바라랴.
塼爐活火試自煎 手點花壅誇色味
粘粘入口脆且柔 有如乳臭兒與稚
簫然方文無一物 愛廳笙聲壺鼎裏
評茶品水是家風 不要養生千世榮.
첫 번째는 「복화(復和)」라는 시고 두 번째는 이규보가 설봉선사(雪峰禪師)의 청에 의해 지은 시이다. 위 두 시뿐만 아니라 이규보는 청정한 마음자리와 청정무구한 경지를 가풍으로 하는 淸虛, 淸和, 思無邪의 정신을 그의 문학작품을 통해 드러내고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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