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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12-31 16:45
현대 차생활의 명상적 접근 15
 글쓴이 : 김문숙
조회 : 2,189  
Ⅴ. 결 론
사념처 수행의 핵심이 마음챙김(sati)으로서 대상을 따라가 파악하는 것이라면 차생활에서의 핵심기능은 삿됨이 없는 사무사(思無邪)한 마음으로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므로 명상으로의 접근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현대 행다의 과정을 사념처적 관점으로 살펴보았다.

사념처 수행은 부처가 깨달음을 얻기 위해 수행한 방법으로 몸의 행위와 자세(身), 느낌과 감정(受), 마음의 상태(心), 마음으로 일으키는 생각(法) 등을 마음챙김하여 삶을 정화하고 슬픔과 근심, 고통과 고뇌를 소멸하며, 지혜를 증득하고 열반을 실현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수행법이다. 이러한 사념처 수행 자체가 일상의 모든 현상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차를 우리고 마시는 단순한 동작과 느낌, 마음상태 등 그때그때 일어나는 생각들도 당연히 사념처적 입장에서 해석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사념처적 입장에서 본 차생활은 다음과 같다.

1) 차생활의 身念處 : ① 차를 마시기 위해 청소하고 주변을 정리하는 행위, ② 차를 마시기 위해 찻자리에 앉는 동작과 자세, ③ 다포를 개는 동작, ④ 다구를 펼치기 위해 손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동작, ⑤ 차와 물을 붓는 동작, 차를 따르고 다관이나 잔을 들어 올리는 동작, ⑥ 잔을 데우고 닦는 동작, ⑦ 찻잔을 앞에 놓고 잠시 호흡을 지켜봄, ⑧ 차를 마시고 삼키는 동작, ⑨ 찻잔을 내려놓거나 잔을 들며 호흡을 관찰하는 상태, ⑩ 다구를 씻고 정리하는 동작, ⑪ 다포를 덮는 동작, ⑫ 찻자리를 정리하는 동작, ⑬ 찻자리가 끝난 후 앉아 있는 자세나 호흡을 지켜보는 상태 등이다.

2) 차생활의 受念處 : ① 앉아있거나 움직일 때 몸의 감각적 느낌, ② 물이 끓는 소리나 주변의 소리, ③ 다포나 다구의 질감, ④ 다구의 온도감, ⑤ 차의 맛, 색깔, 향기, ⑥ 물 따르는 소리, ⑦ 차를 우리거나 마실 때 몸의 느낌 등이다.

3) 차생활의 心念處 : ① 조용하고 차분한 마음 상태, ② 진지하게 차를 마시고 행위에 집중하려는 마음 상태, ③ 가볍고 의식이 맑은 상태, ④ 기쁘거나 즐겁고 의욕이 고취되어 있는 상태, ⑤ 마음이 무겁고 맑지 않은 상태, ⑥ 졸리거나 피곤한 상태, ⑦ 불안과 들떠있는 상태, ⑧ 긴장되어 있는 상태 등이다.

4) 차생활의 法念處 : ① 차를 마시는 과정 중에 일어나는 많은 잡다한 생각들, ② 탐욕과 욕망의 생각, ③ 화를 내거나 증오하는 생각, ④ 피곤하고 졸리다는 생각, ⑤ 무언가 의심하거나 회의적인 생각, ⑥ 현재 자신을 잘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 ⑦ 현재 차마시고 있는 내 존재가 육체와 정신 등의 작용을 하고 있다고 아는 생각, ⑧ 차맛과 차생활이 좋은지 나쁜 것인지 판단하는 생각, ⑨ 열심히 차생활을 해야겠다는 생각, ⑩ 차를 통해 즐겁고 기쁘다는 생각, ⑪ 평온하다는 생각, ⑫ 잘 집중되어 있다는 생각 등이다.

이러한 차생활을 현대 행다에 따라서 다시 사념처와 대비하면 다음과 같다.

1) 준비과정과 사념처 : 차를 마시기 위해 청소하고 주변을 정리하는 행위, 차를 마시기 위해 찻자리에 앉는 동작과 자세 (身念處), 물이 끓는 소리, 탕관의 온도나 다구의 질감, 덥거나 추운 온도감, 전반적인 몸의 느낌 (受念處), 차를 마시기 전의 들뜸이나 즐거움, 편안함 등의 마음상태 (心念處), 차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 마실 차의 종류, 사용할 다구 등에 대한 생각(法念處).

2) 차우리기 과정과 사념처 : 다포를 개는 동작, 다구를 펼치기 위해 손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동작, 차와 물을 붓는 동작, 차를 따르고 다관이나 잔을 들어 올리는 동작, 잔을 데우고 닦는 동작, 차를 집어넣고 우리는 동작, 찻잔을 앞에 놓고 잠시 호흡을 지켜봄 (身念處), 다구의 온도나 질감, 차향, 차의 빛깔 등을 느낌, 손, 발, 허리, 엉덩이 등의 느낌, 물 따르는 소리 (受念處), 차를 우리는 동안 편안하거나 가벼운 마음 상태 (心念處), 차를 법도에 맞게 잘 우려야겠다는 생각, 분명히 자신의 행위를 잘 알아차리려는 의도 (法念處).

3) 차마시는 과정과 사념처 : 손을 움직여 찻잔을 드는 동작, 잔을 들어 올리는 동작, 차를 마시고 삼키는 동작, 찻잔을 내려놓거나 잔을 들며 호흡을 관찰하는 상태 (身念處), 찻잔의 온도나 질감, 차의 빛깔이나 맛, 향기를 느낌, 차를 마시는 동안 의식되는 신체적인 느낌, 덥거나 추운 온도감 (受念處), 차를 마시면서 가지는 행복감, 만족감, 편안하거나 가벼운 마음 상태 (心念處), 행위에 잘 집중하고 잘 알아차리려는 의도, 맛과 향을 느끼면서 가지는 여러 생각, 고요함을 지켜봄, 차를 마시며 하는 대화의 내용 (法念處).

4) 찻자리 정리 과정과 사념처 : 다구를 씻고 정리하는 동작, 다포를 덮는 동작, 찻자리를 정리하는 동작, 찻자리가 끝난 후 앉아 있는 자세나 호흡을 지켜보는 상태 (身念處), 다구나 다포의 질감이나 온도감, 몸에서 느껴지는 여러 느낌, 물 따르는 소리 (受念處), 차를 마시고 난 후의 만족감, 즐거운 마음 상태 (心念處), 끝까지 행위를 잘 의식하려는 의도, 차를 잘 마셨다는 생각 (法念處).

위의 연구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행다의 모든 과정은 전부 사념처적 방법으로 분류될 수 있어 현대의 차생활은 사념처적 방식의 수행요소를 충분히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그러므로 차가 지닌 유익한 작용의 도움을 받아 자각의 기능을 잘 활용한다면 보다 쉽게 차를 이용한 사념처 수행을 행할 수 있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한 잔의 茶가 정신수양의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본 연구는 시사한다.
그러나 연구를 한 본인은 아직까지 깊은 수행적 관점에서의 차생활의 경험이 부족하므로 더 많은 수행과 연구를 하도록 할 것이며 차를 즐기는 많은 차인들이 차생활을 명상적으로 접근하여 보다 행복한 삶을 이루어 나가는데 본 연구가 작으나마 보탬이 되기를 희망하는 바이다. 茶를 통한 명상은 이제 초보 단계에 와 있으므로 앞으로 많은 茶人들의 연구와 관심이 필요하며 더욱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현대 차생활의 명상적 요소가 연구되기를 희망한다.

김문숙 (초의차명상원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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