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홈
> 명상·수행 > 명상 > 차 명상법 |
 |
|
작성일 : 09-02-09 10:37
|
차 한 잔의 지혜2
|
|
 조회 : 1,534
|
한잔의 지혜2
지장스님(초의차명상 원장)
예로부터 다도는 신체적인 유익함을 가져다주는 것뿐만 아니라 정신을 수양하는 훌륭한 도구로 활용되었다. 도대체 단순히 차를 마신다는 것이 어떻게 우리의 정신에 유익한 변화를 가져오는 것일까? 그 원리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는데 일단 몇 가지 이해하기 쉬운 점들을 언급해 보겠다. 차인들은 차를 마시며 나름대로 법도에 따라 마셨다. 차를 마시는 법도는 차 마시는 사람이나 시대,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어째든 어떤 형식과 절차에 따라 차를 마시며 그것이 나중에 법도가 되었을 것이다. 이런 형식과 절차는 최대한 차를 맛있게, 번잡스럽지 않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마시기 위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다. 형식과 절차 즉 법도는 행동할 때 혹은 마음이 작용할 때 일종의 기준이 된다. 기준이 없을 때는 어떤 것이 더 잘하는 것인지 아닌지, 혹은 옳은지 그른지 자체를 모르게 되는데 기준이 있게 되면 행위 하거나 판단을 내릴 때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 왜 절제를 해야 되는지 의미를 부여한다.
법도에 따라 차를 마시면 법도에 거스르지 않으려는 노력이 따르는데 이 때 자신의 행위와 마음 상태를 감지하는 자각(自覺)과 집중이 일어난다. 집중력이 얼마나 유익한지는 달리 설명할 필요가 없지만 자각 기능이 우리에게 가져오는 유익함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많이 알고 있지 못하다. 자각력이 계발되면 기본적으로 자기 절제가 더 많이 되고, 외부 자극에 대해 반응 할 때 짧은 순간, 생각을 더 하게 되어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또한 온전히 깨어있는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공부나 일의 능률이 올라가고 시간을 더 의미 있게 사용하게 된다. 자신을 자각하고 있게 되면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경청하게 되어 인간 관계상의 갈등이 줄어들거나 해소되고 사실적인 자신의 행위 혹은 사고 습관 등을 파악하여 잘못된 습관이나 편견의 영향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신을 사실적으로 이해하고 그 이해를 토대로 마음을 무겁게 했던 것들로부터 점차 해방되어 간다는 것이 가장 큰 유익함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자각력의 계발은 바로 행복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된다. 차를 마시거나 찻 자리를 준비하는 과정, 차를 마실 때의 분위기, 느낌 등은 자연스럽게 이런 자각력이 커지도록 한다.
이 외에도 차생활이 주는 정서적 안정은 차를 통해 얻게 되는 중요한 유익함 중에 하나다. 우리가 종교적인 건물이나 어떤 성스러운 곳을 가게 되면 저절로 마음이 숙연해 지듯 차를 대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정서적 안정감이 찾아온다. 이러한 정서적 안정감은 그 자체로 마음을 정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정신적인 요소들 뿐 만 아니라 차 자체가 주는 약리학적 효능 또한 우리의 정신을 더욱 명료하게 하는데 결과적으로 이 모든 것들이 유기적으로 작용하여 다도는 우리의 정신을 수양하는 훌륭한 역할을 담당한다.
차 한잔의 명상
저 번 시간에는 차를 마시는 행다법을 다구를 사용하지 않고 눈을 감은 채 손동작과 느낌만으로 아주 천천히 해보도록 하였다. 아마도 실제 차를 마시지는 않지만 마치 진짜 차를 우리고 차 맛을 느끼는 듯 한 기분을 체험했으리라 본다. 이런 과정을 자주 해보면 자신을 자각한다는 것이 무엇이며, 어떤 효과가 있는지 멀지 않아 깨달을 것이다. 이번에는 실제 차 마시는 행위를 통해 자신을 자각하는 연습을 해보자. 자각의 내용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진다. 몸의 행위와 자세, 신체적 정신적 느낌, 마음의 상태, 일어나고 있는 생각 등인데 이것을 신(身), 수(受), 심(心), 법(法) 사념처(四念處)라 부른다. 찻 자리를 준비하거나 차를 우리고 마시는 행위, 호흡, 걷거나 앉거나 하는 자세 등은 신(身)에 해당되고, 물이 끊는 소리, 따뜻함, 향기 등은 수(受)에, 마음이 명료하거나 맑지 않은 상태 등은 심(心)에, 그리고 차를 마시며 일어나는 생각, 의도 등은 법(法)에 해당한다.
이 모든 것들을 동시에 자각할 수는 없다. 그러나 매 순간 그 때 상황에 따라 가장 두드러진 어떤 것을 자각하고 이 자각의 상태가 계속해서 진행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각의 내용에 너무 신경 쓰면 자각이 끊어지고 자각의 대상에 빠지거나 순식간에 일어난 생각에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동작을 할 때는 동작이 주된 자각의 대상이 되고 움직이지 않을 때는 호흡과 몸의 느낌 등이 주된 자각의 대상이 된다. 중요한 점은 자각하되 자각의 내용이나 대상에 되도록 반응하지 말고 매 순간 흘려버리는 것이다. 그럴 때야만 진정한 깨어있음이 주는 고요한 차맛의 신비를 체험할 수 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