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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6-03-11 10:21
기본 앉기 명상 3
 글쓴이 : 지장스님
조회 : 1,916  
초기 명상을 시작할 무렵, 그냥 호흡만 알아차리는 것이 무뎌지기도 하고, 애는 쓰는데 나를 의식하고 지켜보는 마음이 빨리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 이때는 이름을 붙이며 하면 더 효과적이다. 숨을 들이쉴 때는 ‘들이쉼’, 내쉴 때는 ‘내쉼’ 하고 그때마다 이름을 붙이면 나를 자각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숙달이 되면 이름을 붙일 필요 없이 그냥 직감적으로 알아지지만, 처음 힘 약할 때는 이름 붙이기에 많이 의지해야 한다.

이름 까지 붙여 가며 열심히 들 숨과 날 숨을 의식하고 주시 하는데 간 혹 어정쩡한 상태에 처하기도 한다. 즉 내 쉬는 것도 아니고 들이 쉬는 것도 아닌 상태를 만나게 되는데 이 때 방심하면 자각하는 상태를 벗어나 버린다.

이런 때에는 앉아 있는 자신의 몸을 의식하며 ‘앉음’, 혹은 엉덩이가 바닥에 닿는 느낌을 의식하며 ‘닿음’ 이라고 이름 붙이거나 그 상태를 강하게 의식 하면 된다.

명상을 하면서 혼동되는 경우는, 어떤 특별한 느낌에 집중을 해야 되는지, 아니면 그저 자연스럽게 알기만 하면 되는지 판단이 안 설 때다. 처음에는 이 둘이 잘 구별이 안 된다. 자신을 의식 한다고 하면서 특정 느낌이나 반응에 몰두해 있는 경우도 있고 집중력이 약하다고 스스로 판단해 일부러 특정 대상이나 관념에 집중하는 경우도 있다.

명상에서 집중력과 자각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 할 수는 없고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최상의 결과를 얻게 된다.

보통 명상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명상에서 진척이 없고 자주 망상에 빠지면 집중력이 약하다고 생각하여 먼저 집중력 기르는 명상법을 수행한다. 집중력을 기른 다음에 자각력을 키워야 명상에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기도 한데, 실제로 어떤 사람들은 집중력 수행에 호감을 가지며 빠른 진보를 이루어 낸다.

그러나 분명 집중력과 자각력은 별개다. 집중력이 커졌다 해서 자각력이 커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대상에 오래 집중할 때 대상은 끊임없이 변한다. 이 변하는 속성 그 자체를 계속 통찰해서 보는 것은 자각력 수행에 해당하지만, 변하지 않는 대상을 상정하고 그것에 계속 의식이 머무르게 되면 있는 그대로의 실체를 아는 것이 아니라 어떤 관념적인 상태를 아는 것이다.

관념적인 상태나 느낌, 현상은 실제 모습이 아니라 허상이다. 허상을 아무리 오래 쳐다본들 나를 아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 그러므로 나를 있는 그대로 아는 능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한 대상에 마음이 오래 머무르는 능력만 늘어가는 것이다.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집중력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하였다. 변하지 않는 대상에 몰두 하는 집중, 변하는 대상을 향해 매 순간순간 새로운 집중의 마음을 만드는 순간 집중, 또 집중된 상태로 나아가고 있는 예비 집중이다. 나를 의식하고 통찰하는 명상에서는 순간 집중을 필요로 하며 이 순간 집중은 자각의 힘을 키워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강화된다.

변하지 않는 것을 대상으로 하는 집중력이 커지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집중력이 커져서 어떤 대상에 마음이 오래 머무를 수 있게 되면 자신이 의도적으로 좋은 상태를 만들고 그 상태에 원하는 대로 오래 머무를 수 있다. 또한 자신을 괴롭히는 감정을 막아 잠시 정신적인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여기서 알아 둘 것은 잠시 막았다는 것이지 제거 했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제대로 봐서 잘 못 알고 있는 것이 고쳐져야 근본적으로 해결이 되지 막는다고 다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집중력은 꼭 필요하지만 집중력만 따로 길러야 할 필요 없이 자각력과 함께 순간 집중의 힘을 키워나갈 수 있다. 우리가 커피나 와인의 맛을 감별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가만히 미각에 정신을 집중시키고 어떤 맛이 느껴지는지 음미하면서 느낌 속에 푹 빠져 버린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어떤 오묘한 맛을 분별하며 나름대로 판단을 내리게 된다. 이때 맛을 느낄 때 큰 집중력을 요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감별력 또는 분별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내공이 붙어서 이것저것 오랫 동안 맛을 분별 할 수 있게 된다. 그 사람들이 따로 집중력 훈련을 받은 것은 아니다. 오직 예민한 감각을 활용해 알고 분별하다 보니 순간 집중력도 같이 향상 되었을 뿐이다. 자각력 명상도 마찬가지다.

자각해야 할 대상에 마음을 강하게 밀착시켜서 어떤 모습인가, 어떤 속성인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분별력과 호기심이 작용하는 듯하면서 과학자가 실험 현상을 진지하게 관찰하듯이 지금 있는 그대로 대상을 의식하고 통찰 하는 이다. 그러다 보면 집중력이 저절로 발달된다. 이때의 집중력은 변하는 대상을 향해 작용하는 순간집중이다.

집중력을 키워 강한 정신력을 소유하고 싶어 하거나 어떤 신비한 경험을 체험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집중력만 따로 수행해도 된다. 또한 이러한 집중력을 키운 후 다시 통찰 명상을 수행해도 무방하다. 명상을 하면서 가능한 한 빨리 집중력과 통찰 및 자각력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며 그래야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방법으로 빨리 효과를 볼 수 있고 차명상시에 올바른 방법으로 명상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여기 차 명상에서는 차 마시며 혹은 일상의 행위와 느낌, 생각,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보고 그것들의 속성과 실체가 무엇인가를 잘 알아서 나를 괴롭게 하는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참 행복감을 만끽하는 것이 그 궁극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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