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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6-2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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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상 기초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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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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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상 기초 3
지장스님(초의차명상 원장)
‘정신차림’과 차생활
1. 정신차림의 역할
‘정신차려’, ‘정신 잘 차리고 살어’
이 말들은 우리가 가끔 사용하는 말로써 넋이 나간 상태에 있거나 현실에서 벗어난 상태에 있을 때 그러한 상태를 일깨워 주기 위해 사용하는 말이다. 정신을 차리고 산다는 것은 지금 여기 곧 지금 이 순간에 의식을 고정하여 현실에 충실하고 산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신을 차리고 산다면 분명 손해될 일은 없을 것이고 반대로 여러 유익한 일들만이 생길 것이다. 평소 우리의 마음은 감각적인 대상들 즉 보는 것, 듣는 것, 느끼는 것, 먹는 것, 생각하는 것들에 마음의 주도권을 빼앗기고 산다. 그래서 마음은 자기 멋대로 이리저리 흘러가 버리는데 너무 흘러가 버려 현실에서 멀어져 버리는 경우가 자주 일어난다. 사실은 이런 일이 수시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정신을 차리고 있는 상태는 어찌 보면 그리 많다고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명상 수행을 하고자 하는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는 해로운 마음을 쉬게 하고 지혜로운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명상의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정신을 차리지 않고서는 그 목적 성취가 결코 가능해 지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정신을 잘 차림으로써 해로운 마음도 쉬고 지혜로운 마음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정신을 차린다는 것은 지혜로운 삶과 명상 수행의 가장 핵심 기능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누구나 다 정신을 잘 차리고 싶어 할 것이다. 또 어떤 사람들은 평소 자신이 정신을 잘 차리며 살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막상 정신을 잘 차리고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잘 모르고 산다. 정신을 차리고 있다는 것은 지금 이 순간 내 몸의 행위나 자세 즉 숨을 쉬고 있는지, 서 있는지 앉아 있는지, 혹은 몸의 느낌, 즉 더운지, 피곤하지, 아픈 지, 그리고 마음의 상태 즉 활기차 있는 지, 기운 없이 있는지, 기분이 좋은지, 나쁜지 그리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등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현재 자신의 상태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대로 잘 알고 있는 것이 바로 정신을 차리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정신을 차린다는 것이 막상 해보면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다. 어느 정도 정신을 긴장시켜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고 있어야 되는데 재미있거나 급한 일이라면 모를 까 억지로 정신을 차리고 있으면 얼마 못 가서 금방 딴 생각에 빠지기 일쑤고 심하면 머리가 무거워지거나 열이 나고 정신이 피곤해 지기 시작한다. 결국 그냥 예전처럼 자신을 긴장시키지 않고 익숙한 생활 습관대로 즉 되는대로 사는 것으로 돌아 와 편안하고 쉽게 몰입하고 자신의 마음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어떤 대상이나 도구를 찾게 된다.
2. 정신을 차리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는 분명히 어떤 정신적인 힘이 필요하다. 정신적인 것이라고 해서 그냥 생각만 한다고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높은 산에 오르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체력과 근력이 필요한 것처럼 오래 동안 그리고 분명하게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는 충분한 정신력, 집중력, 자각력이라는 정신적인 힘들이 사용된다. 흔히 마음이 한 곳에 집중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빠르게 돌아다니면 집중력이 약하다고 말 하는데 실제 집중력이 약해서 일 수 도 있고 아니면 정신력이 부족해서 일 수 도 있다.
정신력은 마음의 어떤 상태를 지속하게 하는 힘이다. 가령 밤늦은 시간 배가 고파 간식을 먹고 싶은 강한 충동이 일어나는데 그 충동을 억제하면서 ‘먹지 말아야지’하고 강하게 마음을 유지하게 하는 힘이나 차가운 겨울 물속에 들어가 간절히 물 밖으로 나오고 싶지만 꾹 참고 견디는 힘 등이 정신력의 작용이다. 또 집중력과 함께하여 집중된 마음의 상태가 유지되게 하는 작용을 한다. 기본적으로 많은 사람들은 집중력에만 신경을 쓰는데 그래서 인지 몰라도 집중력은 어느 정도 계발되었지만 정신력은 턱없이 모자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유는 집중력과 정신력을 잘 구분하지 못해서 이기도 하고 정신력 키우는 것이 힘들고 성가시기 때문일 수도 있다.
정신력도 일종의 힘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힘을 키우는 연습과 훈련을 해야 한다. 하지 않으면 다시 약화되고 육체적인 힘을 키울 때와 마찬가지로 정말로 힘을 써가면서 해야 한다. 정신력은 자신의 의도대로 어떠한 정신 상태를 오래 유지하게 하는 것인데 가장 기본적인 정신력 강화 훈련법은 절제 즉 참는 훈련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운동선수나 군인들이 하는 정신력 강화 훈련을 들 수 있다. 운동 선수와 군인들은 이러한 훈련을 통해 열악하고 고통스런 상태에서 굴복하지 않고 정해진 시간까지 버텨내는 힘을 키운다. 오래 버티기는 꼭 육체적인 힘만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고 정신적인 지구력도 반드시 필요하다. 종교적 수행에서도 이러한 절제형 정신훈련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삼천배를 한다고 할 때 삼천배는 힘이 있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힘들어도 끝까지 해내고야 말겠다는 의지와 정신력이 함께 해야 되며 이러한 수행을 통해 또한 정신력이 길러지기도 한다.
정신을 잘 차리고 있는 것을 목적으로 할 때는 자각력과 정신력이 함께 길러져야 한다. 그래서 가장 기본적인 훈련의 형태로 주로 현재 자기 자신의 상태를 오래 동안 잘 의식하고 있는 연습을 하게 한다. 현재 자기 자신의 상태는 주로 마음의 상태와 느낌, 몸 등이다. 문제는 현재 자신의 상태를 잘 알고 있으려 하지만 금방 딴 생각에 휩쓸려 버리고 힘을 써가면서 자신의 상태 특히 마음이나 정신 활동 등을 의식하려 하면 머리가 무거워지기 시작하고 눈이 충혈되거나 열이 발생한다. 흔히 상기 된다고들 하는데 기운이 머리로 올라와 뭉치는 현상이다. 이런 경우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인데 수행을 제대로 하려하면 또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머리가 무거워 진다는 것은 일종의 부하가 걸리는 것이며 정신력이 강해지면 서서히 사라진다.
3. 효과적인 정신차림 훈련법
상기가 되는 것은 정신력이 충분히 강한 사람들에게는 문제 될 것이 없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때문에 일반적인 사람들이 강하게 정신을 차리기 위해 자각력과 정신력을 함께 강화시키려 한다면 되도록 몸의 느낌이나 행위를 이용하여야 별 탈이 없다. 가령 걸으면서 정신력을 강화하는 연습을 할 수 있는데 그냥 움직이지 않고 자신을 의식하려 하면 상기 현상이 찾아 올 수 있지만 걸으면서 걷는 자신을 의식하면 웬만해서는 상기 현상이 생기지 않는다. 걷는 것 뿐 만 아니라 운동이나 체조 등과 함께 해도 좋고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는 촉감이나 맛 등의 느낌을 이용해도 좋다.
차생활을 즐겨 하는 사람이라면 차를 우리고 마시는 행위나 느낌 등을 이용해 효과적으로 자각력과 정신력을 계발시킬 수 있다. 행다법은 일종의 연속적인 행위인데 아주 과격하고 빠른 동작이 없고 부드럽고 천천히 움직이기 때문에 자각 훈련을 하기에 제격이다. 또 오감을 두루 활용하면서 항상 어떤 형태로 느낌을 의식할 수 있는데 그냥 막연하게 자신을 의식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의식의 대상이 주어지기 때문에 처음 수행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행다법을 익혀 눈을 감고 손동작만으로 차를 마시는 동작을 해보면 정신력과 집중력, 자각력 훈련이 더 강력하게 진행된다. 기본적인 힘이 계발되면 실제 차를 마시는 전 과정 동안 아주 맑은 각성 상태로 있을 수 있다.
4. 올바로 바라보기
우리가 정신을 바짝 차리는 이유는 부정적인 마음은 되도록 일어나지 않게 하고 언행을 유익하게 이끌어 가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잘 알지 못했던 나 자신을 좀 더 사실대로 알기 위해서다. 나를 잘 알고 있는 것을 ‘지혜’라고 한다. 결국 정신을 차리고 사는 것은 한 마디로 지혜롭게 사는 것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정신을 차리고 있는 힘과 지속시간이 커지면 이제 나 자신을 좀 더 사실적인 차원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러한 상태를 정견(正見) 즉 올바로 바라보는 것이라고 하는데 지금 이 순간 나 자신이라는 것이 정신과 물질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태일 뿐이라고 분명히 알고 있는 상태이다. 자각력과 집중력, 정신력이 충분히 계발되고 나를 보는 방법에 대한 지혜를 배우고 나면 자연스럽게 정견 즉 올바로 바라보기를 수행할 수 있다. 올바로 바라보기 수행을 하기 시작하면 수행에 대한 확신이 생겨나고 세상을 보는 가치 기준이 현격히 달라진다. 정견을 수행한다고 해서 근본적으로 사람이 확 바뀌거나 크게 지혜로워 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가치관이 크게 변하게 되고 무엇보다도 명상 수행을 통해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것이 큰 효과라고 말 할 수 있다. 명상 수행을 통해 자신을 이렇게 사실적으로 바라 볼 수 있다는 확신과 자신감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생활 전반에 걸쳐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견 즉 올바로 바라보기 수행은 어떻게 보면 본격적인 명상 수행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전 단계는 수행에 필요한 힘을 키우는 준비 단계에 불과하고 이 단계부터 긍정적인 변화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변화가 점차 눈에 뛰게 찾아오면서 스스로 지혜로워 지고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인지하고 더욱 지혜로워지려는 열정과 의지로 공부와 수행에 더 열중하게 된다.
5. 올바로 사유하기
이렇게 열심히 정견을 수행하다보면 자신이 사실대로 바라보고 있는 상태 즉 정신 작용, 물질 작용의 어떤 상태가 매 순간 여러 조건과 원인들에 의해 만들어 지고 있음을 다시 분명히 알게 된다. 원래부터 그렇게 있었던 것도 아니고 지금 작용하고 있다고 해서 계속해서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 이 순간 일시적으로 조건적으로 작용하고 있을 뿐임을 알게 된다. 우리가 양 손바닥을 서로 비비면 곧 손바닥에서 열이 나고 비비는 소리가 들린다. 손바닥에서 나는 열과 소리는 본래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라 양 손을 비빌 때만 존재하는 것이며 비비지 않으면 열과 소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본래 어디서 온 바도 없고 또 어디로 간 바도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현재 우리가 우리 자신이라고 여기는 이 마음과 몸의 작용 또한 어떤 조건과 원인에 의해 일시적으로 또 조건적으로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이렇게 정견을 통해 나라는 것이 결국 정신과 물질의 작용일 뿐임을 알며 다시 이 정신과 물질의 작용이 어떤 조건과 원인에 의해 일시적으로 조건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으면 이러한 상태를 정사유(正思惟) 즉 올바른 사유하기라고 칭한다.
정견과 정사유 즉 올바로 바라보기와 올바로 사유하기가 사실은 명상 수행의 핵심 실천 원리이다. 정견과 정사유를 통해 지혜가 얻어지며 또 정견과 정사유는 수행하는 사람이 존재하는 그 날까지 계속해서 닦아야 하는 실질적인 수행법이다. 수행을 할수록 지혜는 커지고 지혜가 커질 수록 나에 대한 이해와 세상을 보는 눈이 또한 달라진다. 그리고 그 만큼 괴로움도 줄어든다.
※ 위 자료에 대한 동영상 강의를 듣고자 하시는 분은 후원 회원(월 1만원) 신청을 해주시면 됩니다. (문의 www.teanmind.com 02-733-7209)
지장스님 : 초의차명상 원장, 남산 대원정사 주지 저서 : 차명상, 내 마음에 이르는 여행, 마음을 열어주는 행복한 생활명상, 스님도 군대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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