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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7-16 16:50
차명상 기초 6
 글쓴이 : 지장스님
조회 : 1,468  
차명상 기초 6

1. 정신적 기능들의 조화와 차명상

명상 수행의 과정은 크게 세 가지 과정으로 나뉜다. 첫 째는 자기 절제 수행의 과정, 두 번째는 강한 집중훈련 수행 과정, 세 번째는 통찰의 과정이다. 이 세 가지 과정은 거의 순차적으로 진행되는데 자기 절제는 준비 과정에 해당이 되고 강한 집중훈련은 힘을 키우는 단계, 그리고 통찰의 과정은 강한 집중력과 정신력, 자각력을 바탕으로 자신을 올바로 보고 이해하여 번뇌를 제거해 가는 과정이다. 이러한 단계를 거치는 과정에서 특히 중요한 요소로 정신적 기능들의 조화가 있다.

명상에 꼭 필요한 정신적 기능들은 자각력, 집중력, 정신력, 믿음, 지혜 등이 있다. 이 기능들이 조화롭게 계발되면 명상이 별 문제 없이 잘 진행되지만 만약 이 기능들의 조화가 깨지면 명상 수행에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고 수행도 잘 안되며 심지어는 안 좋은 결과까지 생길 수 있다. 여러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를 모는 마부는 처음 말들을 훈련시킬 때 빨리 가려는 말은 힘을 빼도록 하고 천천히 가려는 말은 더 빨리 달리도록 하여 전체적으로 말들이 같은 속도와 힘으로 달리게 노력할 것이다. 그래야만 안전하게 문제없이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자각력이 마부 역할을 하여 집중력과 정신력, 믿음과 지혜 등이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

1) 믿음과 지혜의 조화

기능들의 조화가운데 먼저 믿음과 지혜의 조화가 있다. 믿음은 명상 수행을 간절히 하고 싶어 하는 욕구나 열정, 염원이다. 또 명상 수행법에 대한 믿음, 명상 스승에 대한 믿음이기도 하다. 지혜는 명상 수행 원리나 방법에 대한 이해, 그리고 수행을 통해 얻어진 자기 이해이다. 지혜가 없이 믿음만 있으면 무작정 열심히 하기만 할 것이다. 자신이 하고 있는 방법이 정확한 것인지 그렇지 않은지 또 어떤 원리로 어떤 과정을 거쳐 자신이 목표로 하는 곳에 도달하는지 알지 못하고 그냥 주어진 방법에 몰두 할 것이다. 지혜가 없이 믿음만 있는 경우 열심히 노력하였지만 소득 없이 엉뚱한 것을 하게 될 수도 있고 만약 수행 과정이나 방법에 문제가 있어도 알지 못하고 잘못된 길로 빠져 들 수도 있다. 또 제대로 하지 않았는데 작은 성과에 마치 목적지에 다 도착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반대로 믿음은 없고 지혜만 있는 경우 적극적으로 실천 수행하지 않고 알음알이로 수행을 대신하기도 한다. 수행과정과 방법을 이해하였다고 마치 수행을 다 한 것처럼 착각하는데 말로는 수행을 이야기 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인격의 변화나 행위의 변화는 없다. 믿음과 지혜가 균형을 맞추고 있어야 지혜로운 실천이 있게 되고 실제 수행의 진전을 맛볼 수 있다.

2) 집중과 정신력의 조화

또 다른 기능들의 조화는 집중력과 정신력의 조화이다. 집중력은 마음이 하나의 대상으로 향하도록 하는 기능이고 정신력은 집중의 상태가 오래 지속되게 하는 힘이다. 궁수가 과녁을 향해 화살을 쏠 때 과녁을 조준하는 것은 집중에 해당하고 화살이 그 과녁까지 날아가는 것은 정신력에 해당한다. 힘은 있지만 과녁을 조준하지 않으면 엉뚱한 곳으로 날아 갈 것이고 과녁을 조준했지만 힘이 부족하거나 넘치면 마찬가지로 중간에 떨어지거나 빗나가 버린다.

명상 수행에 있어 집중만 신경 쓰고 정신력 계발에 소홀하게 되면 힘이 빠지고 움직이기 싫어한다. 정신력도 일종의 힘이다. 우리가 움직이지 않고 운동을 하지 않으면 육체적 힘은 적어지거나 늘어나지 않는다. 반대로 운동을 하거나 힘을 쓰면 육체적 힘이 늘어난다. 정신적인 힘도 마찬가지로 쓰지 않으면 줄어들고 쓰면 쓸 수 록 힘이 계발된다. 어떤 하나의 대상에 몰입할 때는 보통 집중력과 정신력이 알맞게 작용할 때이다.

정신력이 없이 집중력만 있는 경우 뒷심이 부족해 집중의 상태가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집중의 상태는 마음이 단순하게 어떤 대상만 알고 있는 상태이다. 밤에 잠이 오기를 기다릴 때 빨리 자려고 힘을 쓰지 않는 것처럼 집중하는 그 자체는 몸과 마음을 최대한 부드럽고 미세하게 하여 거의 힘을 쓰지 않고 그냥 하나의 대상만 인식하는 상태이다. 고요히 깊은 집중의 상태를 얻기 위해 정신력을 길러 놓지 않으면 힘은 점점 줄고 집중의 지속 시간도 줄어들게 된다. 결과적으로 명료한 집중의 상태가 오래 유지되려면 기본 체력과 같은 정신력의 계발이 꼭 필요하다.

반대로 정신력을 키우려고 너무 힘을 쓰게 되면 오히려 마음이 들뜨고 머리가 무거워지거나 눈이 충혈 된다. 정신력이 부족하다고 여기거나 갑자기 수행에 대한 강한 열정이 일어 짧은 시간 수행의 성과를 내겠다고 용을 쓰게 되는데 평소 운동을 안 하다가 갑자기 운동을 하면 몸의 근육이 뭉치고 통증이 생기는 것처럼 정신적으로도 부하가 걸리는 현상이 일어난다. 문제없이 수행을 하려면 힘을 점차 조금씩 상황에 맞게 늘려나가야 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청정도론에 언급된 내용과 비유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수행자들이여, 높은 마음을 닦는 수행자는 때때로 세 가지를 마음에 새겨야 한다. 때때로 삼매(집중) 수행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때때로 정진(정신력) 수행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때때로 평온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수행자들이여, 만약 높은 마음을 닦은 수행자가 오직 삼매 수행만을 마음에 새기면 그의 마음은 자칫 게을러질 수 있다. 수행자들이여, 만약 높은 마음을 닦는 수행자가 오직 정진만을 마음에 새기면 그의 마음은 자칫 들떠버릴 수 있다. 수행자들이여, 만약 높은 마음을 닦는 수행자가 오직 평온만을 마음에 새기면 그의 마음은 자칫 번뇌를 멸하기 위하여 바른 삼매에 들지 않을 수 있다.

수행자들이여, 그러나 높은 마음을 닦는 수행자가 때때로 삼매 수행을 ··· 때때로 정진을 ··· 때때로 평온을 마음에 새기면 그때 그의 마음은 부드럽고 적합하고 빛나고 부서지지 않고 번뇌를 멸하기 위하여 바르게 삼매에 든다.

수행자들이여, 이런 비유를 들 수 있다. 금 세공인이나 그의 제자가 도가니를 만든다. 만든 뒤 그것에 열을 가한다. 도가니에 열을 가한 뒤 집게로 정제되지 않은 금을 집어 도가니에 넣고 때때로 바람을 보내고, 때때로 물을 뿌려주고, 때때로 쳐다본다.

수행자들이여, 만약 금 세공인이나 그의 제자가 정제되지 않은 금에 오로지 바람을 보내기만 한다면 그 금이 자칫 타버리거나 녹아내릴 수 있다. 수행자들이여, 만약 금 세공인이나 그의 제자가 정제되지 않은 금에 오로지 물만 뿌리기만 한다면 그 금은 자칫 식어버릴 수 있다. 수행자들이여, 만약 금 세공인이나 그의 제자가 정제되지 않은 금을 오로지 들여다보기만 한다면 그 금이 적당하게 정제될 수 가 없을 것이다.

수행자들이여, 금 세공인이나 그의 제자가 정제되지 않은 금에 때때로 바람을 보태고, 때때로 물도 뿌려주고 때때로 들여다보기 때문에 그 금은 부드럽고 적합하고 빛나고 부서지지 않으며 세공하기에 적절하다. 금세공인은 허리띠든 반지든, 목걸이든 금 머리띠든 그가 원하는 모든 종류의 장식품을 만들어 자기의 목적을 성취한다.”
-청정도론2권(대림스님 역, p51~52)

3)차명상과 기능들의 조화

전체적으로 보면 믿음과 지혜의 조화, 집중력과 정신력의 조화로운 계발이 필요한데 이 네 가지 기능들을 진단하고 조절하는 역할은 바로 자각 기능이 담당한다. 자각기능은 지금 이 순간 정신을 똑바로 차려 현재 상태를 잘 알고 있는 상태이다. 이 자각 기능을 통해 다른 정신적인 기능들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 아니면 균형이 깨졌는지를 간파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게 된다.

차를 우리고 마시는 행위는 우선 자각하기 쉽고 용이하다. 행다를 통해 자각력을 계발시키면 다른 기능들을 조화롭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행다의 과정은 집중력과 정신력을 두루 계발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 정적인 상태에서는 주로 집중력을 계발하고 동적인 상태에서는 주로 정신력을 계발시킨다. 행다의 과정은 정적인 상태와 동적인 부드러운 동작이 적절히 배합되어 있어 결과적으로 기능들의 균형 있게 계발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초의차명상 www.teanm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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