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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6-03-21 12:57
기본 앉기 명상 5
 글쓴이 : 지장스님
조회 : 1,910  
기본 앉기 명상 5

한 가지 명상 할 때 꼭 유의해야 할 것이 절대 용쓰지 말라는 것이다. 앉아서 하든, 걸으면서 하든, 차 마시면서 하든, 다 마찬가지로 절대로 힘을 무리하게 써서 명상하지 말아야 한다. 열심히 있는 그대로 느껴 본다고 온 정신을 긴장시켜 가며 강하게 자신을 의식하려는 사람들이 꼭 있다.

그런 사람들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머리가 터질 지경까지 가게 된다. 머리 속이 뻐근하고 답답함을 느끼며 조금만 생각을 깊게 해도 속이 매스꺼워진다. 잠도 잘 안 오고 소화도 안 되며 특별히 되는 일이 없다. 짜증이 자주 나며 신경질 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이런 것이 다 무리하게 힘을 써서 명상했기 때문에 오는 부작용이다.

자각력 키우기 명상은 자연스럽게 무덤덤하게 해야 한다. 진지함을 가지면서 특별한 기대감 없이 그냥 있는 그대로 보려 해야 한다. 너무 편안하게 알아차리려 하면 다른 생각으로 쉽게 벗어나 버리기도 하는데 어느 정도의 진지함을 가지며 턱 놓아버리 듯 바라보아야 한다.

앉기 명상을 할 때 유달리 망상이 많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이 방법 저 방법 다 써 봐도 대책 없이 밀려오는 망상을 어찌 해볼 도리가 없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런 때는 의식하거나 통찰 하는 대상을 더 세분화 시켜 다 각도로 관찰 하면 좋다.

호흡과 머리 끝, 그 다음은 호흡과 어깨, 또 그 다음은 호흡과 엉덩이, 혹은 호흡과 발 끝 등, 대상을 이리 저리 바꿔가며 일시적으로 마음에 활기를 줘 알아차림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통해 망상이 잡히면 다시 기본 의식과 통찰의 대상으로 돌아오면 된다.

비행 조종사가 간혹 계기 비행을 해야 되는 경우가 있다. 어둡거나 안개 및 구름에 앞이 안보여 자신의 비행 계기만을 의지해서 비행을 하여야 하는데 흥미 있는 사실은 계기를 보는 방법이 망상 대처 용법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조종사가 주로 보는 계기판은 비행자세를 알려주는 계기다. 그런면서 순간 다른 계기를 보고 다시 자세 계기로 돌아오고 또 다시 다른 계기를 한 번 살피고 자세 계기로 돌아오는데 이렇게 해서 여러 계기판을 다 살펴보지만 항상 자세 계기판으로 돌아왔다 다시 다른 계기판으로 주의를 돌린다.

명상에서도 마찬가지로 망상이 일어날 경우 대상을 자주 바꿔주지만 호흡이라는 기본 명상 대상을 중심으로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 기본 명상 주제로 돌아오는 방식은 비슷하다.

앉기 명상 시 큰 장애 중에 하나가 바로 졸음이다. 피곤하거나 애쓰는 힘이 부족하면 졸음이 찾아오게 되는데 통찰의 대상을 졸음으로 바꾸어서 졸음, 졸음 하면서 졸음 그 자체의 상태나 느낌을 강하게 의식 해본다.

그래도 졸음이 가시지 않으면 눈을 뜨고 허공이나 밝은 곳을 쳐다보면서 명상을 지속한다. 그래도 다시 졸음이 밀려온다면 일어나 걷기 명상을 해보거나 잠시 휴식을 취한다. 너무 오랫동안 휴식을 취하면 몸과 정신의 긴장이 풀리고 집중이 잘 안되기 때문에 30분 이내로 한다.

오래 동안 앉아 있다 보면 당연히 다리가 아프고 자세를 바꾸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되도록이면 자신이 정한 시간 동안 자세를 바꾸지 않도록 노력해 보고 자세를 바꾸고 싶은 욕구가 너무 강해 명상에 방해가 되거나 너무 고통스러우면 중간에 자세를 바꿔도 된다.

그러나 이때 자세를 바꾸기 전 자세를 바꾸려 한다는 의도를 잘 알고 그런 후 천천히 몸을 움직여 자세를 바꾸는 세세한 동작이나 모습을 잘 알도록 하여야 한다. 음식의 양을 잘 조절하고 습관적으로 앉기 명상을 훈련하면 점점 긴 시간동안 움직이지 않고 명상 할 수 있게 된다.

다리의 자세를 바꾸기 전 다리에서 발생하는 여러 형태의 통증을 대상으로 최대한 참을 수 있을 때까지 마음을 기울여 통찰하여야 한다.

비록 불편하고 피하고 싶은 느낌이지만 힘들고 부정적인 느낌이나 감정을 통해 자각과 통찰의 힘을 키우게 되면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여러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큰 힘이 되어준다. 편하고 좋은 느낌만을 대상으로 명상을 하게 되면 실전에서 어려움을 만났을 때, 그 순간 명상을 하지 못하고 괴로운 감정과 함께 빨리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마음을 가지게 되고 명상의 효과를 체험하지 못한다.

우리는 우리를 힘들게 하는 부정적 경험에 너무 취약하기 때문에 평소 명상을 연습할 때 대상을 구별하지 말고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있는 그대로 보고 아는 기능을 키워 어려운 상황이나 짜증나는 상황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도록 자신을 잘 지켜야 할 것이다.

힘들거나 짜증나는 상황에서는 되도록 그 상황이나 느낌, 감정 등을 이름 붙여 가며 마음 속으로 반복해서 되뇌이고 강하게 의식하면 그때의 감정과 느낌이 가진 에너지를 거역하지 않으면서 나를 의식하는 기능을 효율적으로 키울 수 있다.

앉아서 호흡과 기타 여러 현상을 자각하고 통찰 하게 되면 동시에 많은 것을 얻게 된다. 제일 먼저 호흡의 가치를 새로이 깨닫게 된다. 호흡은 생명 유지의 필수 기능이며 순간 순간의 호흡이 곧 나의 존재임을 새삼 인식하게 된다. 숨 한 번 사이에 나의 생사가 결정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저절로 겸허해 지며 시간활용 면에서 더 진지함을 갖게 한다.

또한 끊임없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 전체적인 나의 존재 또한 작은 순간의 연속적인 흐름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고 나의 존재에 대한 의식과 가치가 새롭게 생기게 된다. 호흡은 자동적으로 반복 작용하는 듯이 보이는데 자세히 알고 보면 호흡도 의도와 실행으로 구분됨을 알 수 있다.

가장 바탕이 되는 의식에는 살고 싶다는 본능적 욕구가 있고 이 욕구의 작용으로 한 번의 호흡이 끝나면 다음 호흡을 하게 하는 의도가 작용한다. 이 의도는 바로 호흡의 행위로 옮겨진다. 이렇게 해서 호흡 속에서 우리는 의도와 행위의 관계를 알게 되고 모든 나의 육체적 정신적 과정이 이와 같은 원인과 결과의 관계 속에 서로 지속되고 있음을 파악하게 된다.

다음으로 호흡명상은 강한 정신력, 집중력, 직관력을 불러온다. 몸의 움직임 없이 고요히 호흡만을 주시하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집중력과 직관력을 키우게 되고 오랜 시간 자세를 바꾸지 않고 대상을 응시하다 보면 정신력 또한 강화된다.

이렇게 계발된 정신력, 집중력, 직관력은 일상적인 일에서 능률을 높이고 더 좋은 결과를 당연히 불러오게 되며 창의적이고 자신감 있는 활동을 약속한다. 생각이 번잡스럽지 않아 망상과 원치 않은 생각, 기억들로부터 벗어나게 되고 마음은 그만큼 평온해 진다.

호흡을 잘 주시하게 되면 마음의 평온뿐만 아니라 정신적 육체적 건강과 조화를 얻게 된다. 호흡은 우리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의 척도가 되기도 하는데 좋지 않은 감정 상태에 있을 때나 신체에 어떤 중대한 이상이 발생하면 호흡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어떤 이상한 기운을 느끼게 된다. 병을 조기에 발견하여 큰 불행을 미연에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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