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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1-03 12:20
세상의 흐름을 넘어 3
 글쓴이 : 조준래
조회 : 1,353  
세상의 흐름을 넘어 3
조준래 편역(초의차명상원 연구회원)

<지난호에 이어서>

4. 철저한 정도(the Noble Path)의 연구/이해

명상 수행자는 붓다가 직접 완벽한 순서대로 가르친 원래의 원칙 그대로에 충실하게 8정도를 공부하고 이해해야 한다. 8정도를 고치거나 어떠한 가감도 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8정도의 어느 요소를 먼저 지켜야 하고 어떤 것이 뒤에 와야 하는지 붓다가 확실히 알고 설한 것이기 때문이다.

8정도에 의한 수행의 첫번째 요소는 정견 또는 올바른 견해 (sammaditthi/정견)이다. 이는 세상의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으며 조건적으로 발생하는 정신적이거나 물질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올바른 견해로부터 두번째 요소인 올바른 생각 (sammasankappa/정사유)이 개발된 다음 나머지 8정도의 요소들이 개발되게 된다. 따라서 올바른 견해는 8정도의 요소들 중 으뜸이라 할 수 있다. 정견은 8정도의 근간이며, 이것 없이는 8정도 전체가 왜곡될 수 있다.

따라서 정견을 기초로 한 자각 또는 지혜가 명상 수행에서 최상위의 원칙이다. 사물을 그것들의 원인과 연계해 사고할 수 있는 지혜가 없다면 명상 수행은 진리에 맞닿을 수 없을 것이다. 지혜를 갖추지 못한다면 문맹에게 종이와 펜이 필요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명상 수행 자체가 쓸모없게 된다. 문맹이 무언가를 종이 위에 써도 아무도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명상 수행자는 항상 지혜의 중요성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는 지혜 없이는 열반(Nibbana)향하는 정도 수행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명상 수행의 근간은 지혜를 사용하여 주변의 모든 것을 통찰하는 것이다. 예컨데, 누군가가 수행 규범(sila)을 지키려고 한다면, 그것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꼭 지혜를 가져야만 한다.

명상 수행의 세번째 요소는 올바른 언어 생활 (Sammavaca정어)이다. 이는 역시 지혜를 활용하여 우리의 말이 우리 자신과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를 통찰한 후에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말이란 것은 한번 입밖을 나오게 되면 결코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지혜를 가지고 선한 말만을 해야 한다.

명상 수행의 네번째 요소는 올바른 행위(Sammakammanta/정업)이다. 이는 우리가 물리적인 행위를 하기 전에 그 행위의 결과를 통찰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책임 있는 사람이라면 이것을 통하여 일을 효과적으로 수행하여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그 일의 결과로 부터 피해보지 않을 것이며, 그 결과는 그 자신과 타인들에게 유익하게 될 것이다. 이를 팔리어로 \"Nisamma karanam seyyo (행동을 하기 전에 지혜를 가지고 통찰하라)\"라고 한다. 이렇게 행동함으로써 우리는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거나 완전히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 지혜롭기 위해서 우리는 조심스레 사고하고 논리적으로 판단하여 유익한 일과 행동만을 선택해야 한다. 즉, 여기서 선택이라는 것은 지혜가 발현되는 과정이며, 이는 물리적인 행위, 행정적인 행위, 사회적 행위 등 모든 행위에 적용되어야 한다. 사전적인 통찰을 동반하지 않은 행위는 유익하지 않는 결과를 부르는 우를 범하는 경향이 있다.

명상 수행의 네번째 요소는 올바른 생활 수단(Sammaajiva/정명)이다. 이는 우리가 의식주 같은 생활 수단이나 방편을 선택할 겨우 지혜를 사용하여 남과 우리 자신을 다같이 이롭게 하는 방법을 사용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한다면 도덕적인 기준이나 규범을 위배 하지 않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일반인들은 그들에게 적용되는 수행 규범의 테두리 안에서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이고, 출가 명상 수행자들은 그들의 수행 규범의 범위 안에서 생활의 방편을 찾는 것이다.

8정도의 올바른 언어 생활, 올바른 행위 그리고 올바른 생활 수단은 사실상 수행 규범을 실천하는 것이다. 자신의 마음을 정화하려는 의도로 수행 규범을 지키는 사람은 반드시 지혜를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의 변화는 이루어 지지 않고, 단지 씌어진 규칙을 형식적으로 따르는 것에 그치게 된다(silabbataparamasa). 따라서 명상 수행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논리적인 분별력을 가져야만 한다.

명상 수행의 여섯번째 요소는 올바른 노력 (Sammavayama/정정진)이다. 여기에는 세속적인 면에서 그리고 명상 수행 측면에서의 노력이 다 포함된다. 여기서는 일단 명상 수행 측면에서의 노력에 대해 논의하기로 한다. 우리는 지혜를 가지고 유익한 것과 삿된 것을 분별한 다음, 적극적으로 유익한 것을 행하고, 삿된 것은 피해야 한다.

모든 외향적인 노력은, 그것이 물리적이거나 언어적인 것에 상관없이, 마음에서 비롯된다. 올바른 노력은 올바른 견해와 올바른 생각을 지닌 마음에서 기인한다. 올바른 견해와 생각을 기초로 한 지혜가 없는 상태에서 사물을 분별하려는 노력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삿된 결과를 낳게 된다. 이러한 삿된 노력은 우리의 마음 속에 번뇌, 집착, 자만심, 교만, 무지를 키워가게 된다. 이는 필연적으로 우리의 마음에 탐욕, 분노, 망상, 감각적 쾌감, 질투, 무감각 그리고 우울에 빠지게 한다. 지혜롭지 못한 마음은 진리를 알지 못하고 관능의 물결에 분별없이 떠내려 간다.

따라서, 우리가 태어났을 때부터 우리의 마음을 장악해온 감각적 욕망으로 부터 우리의 마음을 해방시키기 위해서 지혜를 사용해야 한다. 즉 지혜를 동반한 통찰만이 우리의 명상 수행을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노력은 삿되거나 유익하지 않은 것을 내려놓고 선하고 유익한 것을 개발하는 지속적인 노력을 의미한다. 즉, 이것은 명상 수행의 생명을 이끌어 가는 심장이라 할 수 있다. 노력에 있어서도 처음부터 확고하게 지혜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으면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쉽게 삿된 길로 빠지게 된다. 그 반대로 명상 수행에서의 노력이 지혜에 확고히 기초하고 있으면, 이는 우리가 궁극적인 목표로 올라가는 사다리가 될 것이다.

명상 수행의 일곱번째 요소는 올바른 깨어있음(Sammasati/정념/Right Mindfulness)이다. 이는 자신의 마음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들을 지혜를 가지고 자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자각(sati)만으로는 마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왜냐하면 자각은 말 그대로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정신적 현상를 인지하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즉, 마음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아는 것이지 그 일어나는 생각의 원인을 제거할 수는 없는 것이다. 번뇌와 집착에 따른 선입관이 너무나 강력하여 올바른 자각이 개입 하기전에 우리의 마음은 번뇌과 감각적 만족 추구에 의해 장악되어 버린다. 우리의 마음을 오염하고 있는 번뇌로 부터 헤어나지 못하면, 집착과 무지가 지속적으로 마음에서 생성되게 된다. 완전히 깨어 있는 강한 자각의 상태에서는 오염된 마음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파악할 수 있고, 따라서 자각이 우리를 오염으로 부터 자유롭게 해준다. 그러나 그 자각의 힘은 일시적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자각의 상태가 약해지면 바로 번뇌과 집착이 마음을 다시 전과 같이 장악해 버리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정념(자각) 만으로는 마음에서 일어나는 번뇌, 집착 그리고 무지를 뿌리 뽑을 수 없다. 여기서도 역시 자각의 진정한 힘은 그것이 사물이나 사건을 그 원인과 연계해서 생각하는 지혜와 함께 했을 때 발휘된다. 즉, 지혜가 마음을 교육하고 개명해야만 마음의 정화가 가능하여 번뇌와 집착의 뿌리를 제거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훈육된 마음이 진정으로 지혜로운 것이며, 비로서 삶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이를 팔리어로 \"Pannaya parisujjhati(마음이 지혜에 의해 정화되다)\" 라고 한다. 다름 아닌 이 이유 때문에 올바른 견해에서 얻어진 지혜가 명상수행의 8정도의 중심인 것이다. 즉 정념은 올바른 견해와 맥을 같이하는 깨어있음 또는 자각이라고 할 수 있다.

명상 수행의 여덟번째 요소는 올바른 집중(Sammasamadhi/정정/삼매)이다. 올바른 집중 역시 올바른 견해를 기초로 한다. 진리 계몽의 과정으로서 마음을 집중시키는 것 (samadhi) 또한 지혜를 그 토대로 삼아야 한다. 올바른 견해는 우리의 마음을 올바른 방법으로 집중할 수 있게 해 주고, 이는 성공적인 삼매 수행 (samadhi)의 버팀목이다.

집중 수행 자체만으로는 지혜가 얻어 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모두는 세속적인 삶에서 세속적인 지혜를 길러왔다. 하지만 우리는 초보 명상 수행자로서 명상 수행속의 진리를 실현하는데 지혜를 활용한 경험은 없었을 것이다. 명상 수행 초보 단계에서는 우리가 개발한 세속적인 지혜를 활용하여 명상 수행적인 통찰 훈련을 시작한다. 그 훈련 과정을 통하여 우리는 점진적으로 명상 수행의 진리, 즉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고 홀로 존재하지 않으며 조건적이고 상호 의존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사실에 의거한 사고와 통찰에 익숙해 질 것이다. 집중(삼매) 수행의 초기에는 우리의 지혜는 그렇지 못할 것이지만, 수행을 지속적으로 훈련하고 더욱 깊은 집중력을 개발함에 따라 점진적으로 더욱더 강렬하고 명석해 질 것이다. 반면, 지혜에 대한 이해와 훈련 없이 집중에만 전념한다면 삼매(samadhi)수행은 삼매의 상태 동안 얻어 지는 모든 것을 잊을 수 있는 평온한 순간들 만을 경험하는 것에 불과하다.

정리하면, 집중이나 삼매 수행 자체만으로는 지혜를 얻을 수 없다. 삼매 수행은 끊임없이 주위 상황에 반응하며 번뇌하는 마음의 성질을 일시적으로 중지시킬 수 있는 도구에 불과하다. 지혜는 모든 것은 그 원인에 의해 조건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진리를 기본으로 하는 통찰의 과정을 통하여 개발된다. 우리는 지혜를 키우고 개발하기 위하여 마음이 평온해질 때가지 집중/삼매 수행을 한 다음, 그 평온한 삼매의 상태에서 빠져나와 통찰에 들어가야 한다. 이 처럼 집중과 통찰 수행을 번갈아 하는 수행 과정을 통하여 지혜가 성장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지혜가 집중의 정도를 진일보시키고, 집중으로 부터 얻어 지는 평온한 마음 상태의 효력은 다시 지헤를 심화시킨다.

위에서 언급한 방법으로 집중 명상을 수행하는 것을 8정도의 올바른 집중(정념)이라 하며, 이는 우리의 명상 수행을 진척시킬 것이다. 반면, 올바른 견해가 결여된 집중은 기만적인 집중이다. 이 경우 마음이 어느 정도 깨어있다 할지라도 지혜를 개발하는데는 도움되지 않는다. 사실, 간혹 삼매 수행에 능한 은둔수행자나 흔히 말하는 도인의 경우 상당 기간 동안 몰아의 황홀경을 체험하고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마음 집중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지혜의 개발과는 무관하다. 집중/삼매 명상(samadhi) 수행만으로 8정도가 지향하는 지혜의 과실을 얻은 은둔수행자의 실례는 전무하다. 삼매 수행에서 얻어 지는 몰아의 황홀경이 지혜의 개발과 인격의 발전적 변화로 이어진다는 오해를 가지고 삼매 수행에 몰두하는 사람은 삼매 수행만으로는 지혜의 개발이 이루어 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지혜의 개발은 통찰 수행을 통한 자기 훈련의 과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초의차명상 www.teanm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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