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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명상·수행 > 명상 > 차 명상법
 
작성일 : 06-09-07 17:45
생각을 반복해서 하는 명상법
 글쓴이 : 지장스님
조회 : 2,171  
반복적으로 생각을 일으켜 하는 명상법은 앞의 명상법과 같은 방식인데 내용을 더 다양화한 것이다. 반복적으로 어떤 생각을 해 유익한 감정을 불러오고 그런 다음 그 감정을 고정시켜 나가는 명상법이다. 앞에서 유익한 감정으로 몇 가지 예를 들었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가질 수 있는 유익한 감정을 활용해 명상에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제일 먼저 존경과 신앙심을 들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마다의 종교를 가지고 있다. 또 각자 힘들 때 혹은 자신의 인생에 길잡이 역할을 하는 의지처를 가지고 있다. 그 대상은 절대자나 성인, 혹은 큰 스승이기도 하다. 그 의지처를 생각할 때마다 깊은 존경심과 신심이 우러나온다. 이러한 존경심과 신심을 집중력 증장에 적극 활용하면 아주 높은 차원의 단계까지 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 각 종교에서 경험하는 신비한 체험들이 어떻게 해서 이루어지는가도 이해할 수 있다.

이 방법은 특히 종교적인 신심이 깊을수록 자연스럽게 체득된다. 더 나아가 자신의 종교 생활에 아주 유익하게 작용한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먼저 정성껏 차 한 잔을 우린다. 차는 따뜻하면 좋고 찻잔의 질감도 투박해야 좋다. 두 손으로 공손히 찻잔을 감싸 쥐고 눈을 감으며 잔의 따뜻함과 질감, 손의 모양 등을 마음으로 바라본다. 의식이 고요하고 명료해지면 자신이 믿고 의지하는 신이나 스승, 성인 등을 떠올린다. 대상을 떠올리면서 왜 그분이 존경스럽고 나의 의지처가 되는지 이유를 생각하고 다시 그 분의 덕성을 헤아린다.

이렇게 생각하며 마음으로부터 깊은 존경심이 우러나오면 그 감정의 상태가 깨어지지 않도록 계속해서 의지하는 대상을 떠올리거나 이름을 불러가며 자꾸 존경과 신심이 강해지도록 힘쓴다. 더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자신만의 이미지를 만들어 가며 할 수도 있다. 하늘에서 어떤 기운과 빛이 나를 둘러싸고 있거나 가장 평온하고 자애로운 모습의 대상을 생각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 또 명상하고 있는 나 자신이 내가 의지하는 대상과 하나이며 세상과 한 몸체라고 여기며 의식을 확장한다. 이러면서 명상을 하면 집중력 향상뿐만 아니라 얼굴이 밝아지고 맑아진다.

중요한 것은 존경과 신심을 유발하고 지속시켜 가는 것이다. 수행이 진행되면서 마음 가득 이러한 감정들을 채워 나가야 한다.
다음으로 ‘진지함’ 혹은 ‘숙연함’을 이용해 명상하는 방법이 있다. 주로 죽음과 삶에 대한 숙고를 통해 진지하고 숙연해지는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이 상태를 더욱 오래 그리고 강하게 지속시켜 가며 명상한다.

불교에서는 사념법(死念法)이라 하여 부처님 당시부터 행해진 방법이다. 식구나 가까운 친구의 죽음을 갑자기 경험하면 잠시 자신의 삶에 대해 돌아보게 된다. 이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지금 살아 있다는 것이 무엇이며 태어나기 이전과 죽음 이후의 상태에 대해 깊은 고민을 이어 가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무거워지는 상태로 쉽게 들어간다. 마음이 무거워지면서 이런 상태가 일정 시간 지속이 되면 죽음에 대한 진지한 숙고와 더불어 더욱 강하고 오래 지속되도록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비록 무겁고 어둡게 느껴지는 감정일지라도 애착을 덜고 존재의 본질에 대해 숙고하는 것이기에 정신적으로는 유익한 것에 해당한다. 또한 이 감정이 마음 가득 충만해 한없이 이어질 수 있으면 자연스럽게 삼매의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살면서 겪게 되는 이별이나 고통을 부정적인 것으로만 볼 것이 아니다. 자신의 삶을 돌이켜 보고 정신적인 역량을 키워주는 것으로 활용할 수 있으면 명상에 아주 큰 보약이 된다.

감명 깊은 설교나 법문 혹은 강의를 듣다 보면 간혹 몸속 깊숙한 곳에서 환희심이 솟아나고 오래 그 느낌이 지속되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대화를 하면서 혹은 종교적인 경전이나 고전 등을 읽어 가면서 새로운 사실을 깨우쳐 갈 때도 일어난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기는 환희심도 명상에 활용하면 아주 높은 단계의 집중 상태에 도달하게 해준다. 감명 깊게 들었거나 읽었던 내용을 잘 정리하고 그 내용을 몇 번이고 마음으로 새겨 본다. 그러면 마음이 진지해지거나 어떤 의욕이 생겨난다. 처음 들었을 때보다 강하지는 않지만 내용을 반조하다 보면 깊은 맛에 저절로 수긍이 가면서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한다.

어떤 의욕과 진지함의 감정이 일어나면 이때부터 거듭 좋은 내용을 생각하며 이 감정이 더 지속되도록 애쓴다. 그러면서 자신의 마음을 이러한 진지함과 의욕으로 꽉 채우게 되면 강한 집중의 상태에 들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과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모두에게 감명을 주는 내용은 없다. 하지만 자극 받으려 애쓰다 보면 주위에서 꼭 자신에게 감명을 줄 수 있는 경험이나 글귀를 만나게 된다. 여가 시간 중에 혹은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마음을 열고 무언가 배우려는 자세로 세상에 귀 기울이면 일주일에 한두 번은 반드시 자신의 의식을 고취시키는 기회가 온다.

위에서 설명한 것들 외에 여러 가지 유익한 감정이 있어 명상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번에는 절박함과 큰 의심을 이용한 명상법을 살펴보겠다. 모든 명상법을 통틀어 절박함 이상으로 명상을 효과 있게 하는 것은 없다. 하지만 이 절박함은 아무 때나 생겨나지 않는다. 그 상황이 됐을 때 본능적으로 생겨난다.

절박함 중에서도 목숨이 달려 있을 때가 제일 절박할 것이고 그 다음 건강과 사업, 명예, 사랑 등일 것이다. 절박함은 의도적인 절박함과 자연스러운 절박함으로 나눌 수 있다. 의도적인 절박함은 명상을 목적으로 스스로 노력을 통해 만들어 내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절박함은 일상생활에서 일이 잘 안 풀리거나 예기치 않게 찾아온 불행으로 야기되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절박함을 만들든, 아니면 부득이하게 절박하게 됐든 절박한 감정 상태는 삼매 체험에 아주 효과적이다. 너무 절박해 명상이라는 것을 생각할 겨를도 없겠지만 평소 꾸준한 습관을 들여 놓는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여기서는 의도적인 절박한 상태에 대해 언급한다. 이 또한 좋은 가르침이나 삶에 대한 깊은 고민을 통해 유발된다. 자신이 쉽게 절박해지도록 해 주는 암시나 문구, 상황 등을 머릿속으로 반복 생각해야 한다.
불교에서는 화두라는 것을 활용해 수행자가 절박한 상황을 만든다. 화두는 원래 참선할 때 탐구의 대상을 일컫는 불교 용어다. 요즘은 쉽게 풀리지 않는 당면한 개인적, 또는 사회적 정치적 문제를 일컬을 때도 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화두는 중국 선종의 조사들이 주로 주고받았던 선문답 정도로 알고 있다. 그래서 참선할 때 화두를 들으라고 하면 벽암록에 나와 있는 공안(선문답) 중에서 하나를 골라 그것만을 탐구한다. 우리가 주로 알고 있는 공안 즉 화두를 예로 들어 본다면 ‘달마가 동쪽에서 온 까닭이 무엇인가?’라는 화두, ‘불법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뜰 앞의 잣나무니라’는 대답, ‘개에게도 부처의 성품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의 답으로 ‘무(無)’라는 대답 등이 있다.

이러한 화두는 평상시 우리의 생각으로는 쉽게 이해가 안 가고 도무지 엉뚱한 소리로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이런 화두는 언어라는 생각과 표현의 틀 속에 갇혀 사는 우리 범부들에게 절박함을 이용해 언어의 차원을 뛰어넘는 존재의 본질을 알게 하기 위한 수단이다. 선문답을 많이 모르는 사람들은 ‘무’자 화두나 ‘이 뭐꼬’ 등을 스님들로부터 받아 화두 이면의 뜻을 깨달으려 노력한다.

화두를 들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큰 의심과 분발심이다. 의심과 분발심은 집중과 정신력의 역할을 대신해 자연스럽게 생각을 하나로 몰아주며 지속되게 한다. 자신의 마음을 이렇게 강한 의심과 분발심 즉 절박함으로 가득 채우게 되면 본격적인 삼매에 들어가게 된다.

화두선 수행 시 좋은 스승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의심과 분발심을 갖게 해주는 화두를 받아야 한다. 들어도 별 감응이 없는 화두는 억지로 의심과 분발심을 일으켜야 하기 때문에 수행하기도 힘들지만 오래 지속하지 못하고 포기하게 된다. 물론 망념과 졸음 등의 장애도 쉽게 찾아오며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다.

원래 화두는 선문답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강하게 느끼는 고민과 궁금함을 이용해 고민도 해결하고 편안함과 편안하게 사는 방법 등을 얻게 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지금 당장 자식의 입시나 남편의 사업 및 승진, 가족 중에 중한 환자가 있는 사람들은 도나 진리가 귀에 들어올 리 없다.

자식과 남편 혹은 아픈 사람 생각이 전부다. 사업하는 사람은 돈이, 아픈 사람은 건강이 전부다. 이렇게 사람마다 지금 급하고 마음속에 강하게 자리하고 있는 고민거리가 있다. 이러한 고민거리들이 나를 절실하게 만들어 준다면 다 화두가 될 수 있다.

눈 밝은 스승은 이러한 사정을 잘 헤아려 알고 그 사람 스스로 자신의 고민을 성찰하게 한다. 왜 고민이 생기게 됐는지, 고민의 모습이 진정으로 어떠한 것인지를 투철하게 파고 들어가게 하거나 절심함을 강하게 유지시켜 깊은 집중의 상태를 체험하게 한다. 그리고 스스로 그 고민의 실체를 파악하고 고민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한다. 당장 나 자신을 불안하게 했던 고민이 사라지거나 깊은 집중으로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생각을 많이 한다고 갑자기 돈이 생기고 병이 없어진다거나 성적이 올라가 고민이 해결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러한 것은 잠시 고민을 잊게 할 뿐 또 다른 고민이 이어져 불편한 마음 상태를 다시 경험해야 한다. 왜 고민이 생기고 왜 괴로움을 느끼고 그 괴로움의 실체가 무엇인가를 제대로 알면 근원적으로 고민 자체가 없어진다.

또한 다음에 또 다른 고민거리가 생겨도 크게 괴로워하지 않고 극복해 나갈 수 있다. 고민이 생기게 하는 원인을 되도록 만들지 않게 되므로 근심이나 걱정거리가 훨씬 줄어든다. 절박함을 이용해 강한 집중력을 생성하고 그 집중력으로 자신과 삶의 깊은 모습을 꿰뚫어 나갈 때 괴로움의 실체도 파악된다.

마지막으로 예술 작품이나 공연 등에 의한 감동 및 감흥을 이용한 명상법을 살펴보겠다. 원리는 앞에 설명한 다른 방법과 같다. 연극이나 음악 공연, 영화 등을 보면서 발생하는 감동 및 감흥을 이용하는 것이다. 공연을 보고 있을 때만 지속된다는 것이 흠이다.

자주 이런 기회를 접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한계가 있어 본격적인 명상법으로 하기엔 무리가 있다. 하지만 기회가 있을 때 혹은 기분이 가라앉아 무언가 자극을 필요로 할 때 공연장을 찾아 일시적인 처방으로 생각하고 활용할 수 있다.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 되기도 한다.

이 명상을 하려 할 때는 공연장에 가서 즐기기보다는 먼저 명상하러 왔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공연을 관람하면서 연기자나 연주자의 열정 혹은 관객들의 진지함을 최대한 세심하게 몸으로 느껴야 한다. 공연이 끝날 때까지 이 상태를 유지한다. 이렇게 명상하며 공연을 보고 나면 다른 때보다 훨씬 마음이 가볍고 힘이 강해진 느낌을 가질 수 있다.

공연 내용에 따라 슬픔이나 기쁨 등의 감정도 생기고 희열의 느낌도 생긴다. 어느 것이든 그때마다 자신의 감정에 집중해야 한다. 그 느낌이 사라지지 않고 지속되도록 더욱 예민하게 의식을 열어 두어야 한다.
비록 한두 시간 동안만 유지되는 감정이지만 그 시간 동안 감동과 감흥이 자신의 마음을 가득 채웠다면 삼매에 가까운 상태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가 되기 때문에 본격적인 명상에 들어갔을 때 한결 수월하게 명상이 진행된다. 그리고 삼매의 상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빨리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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