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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6-10-07 15:19
특정이미지를 활용한 명상법
 글쓴이 : 지장스님
조회 : 2,079  
특정 이미지를 활용한 명상법

강한 집중 상태인 삼매에 들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다양한 기질만큼 다양한 명상법이 있다. 이번에는 구체적인 형상이나 이미지를 활용한 명상법을 살펴보겠다.

사람에 따라 마음이 끌리는 대상이 천차만별이다. 어떤 사람은 어떤 형상에 마음이 끌리고 어떤 사람은 색깔 혹은 관념적인 이미지에 마음이 끌린다. 흐르는 물이나 바다, 꽃, 들판, 산, 푸른 하늘 등에 끌릴 수도 있다. 촛불이나 장작불 같은 것에 마음이 끌릴 수도 있다.

마음이 끌린다는 것은 그것을 대상으로 마음을 오래 묶어둘 수 있다는 것이다. 남들이 잘된다고 무작정 따라하기보다는 자신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끌리는 것을 이용해 명상 주제로 삼으면 된다. 이미지를 만들어 마음을 고정하든, 어떤 감정의 상태를 만들어 지속하든 결국 마음을 어떤 상태로 고정시켜 널리 확장시킨 상태이다. 이러한 상태가 바로 삼매이다. 이 삼매에 능숙하게 들어가고 나올 수 있게 되면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 수 있다. 자신을 깊이 꿰뚫어 볼 수 있는 강한 힘을 제공해 준다.

어떤 형상이나 이미지를 이용한 명상법에서는 마음속에 오래 간직할 수 있는 형상이나 이미지가 있어야 한다. 차명상시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찻잔이나 다완을 이용할 수 있다. 일반적인 명상에서는 흙으로 어떤 형상을 만들거나 좋아하는 작은 조형물이면 된다. 크기와 색깔은 자신의 성질과 관계가 있는데 앞에서 설명한 여섯 가지 기질과 부합되는 수행방식을 고려해 크기와 색깔을 정하면 된다. 대체로 욕심이 많은 사람은 어두운 색깔로 하고 성격이 급한 사람은 밝은 색깔로 한다. 어리석은 기질이 강하면 큰 크기의 대상을 구하고 생각이 많다면 작은 크기의 대상을 정해야 한다. 믿는 마음이 강하다면 명상하며 이름을 붙이면 효과가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을 정했다면 그 대상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보든지 아니면 1m 정도 떨어진 거리에 놓고 바라본다. 바라볼 때 너무 눈을 긴장시켜 가며 보는 것이 아니라 편안하고 가볍게 본다. 세밀한 특성까지 볼 필요는 없고 대략적인 특성이나 겉 형상에만 초점을 맞춰서 보도록 한다. 찻잔을 가지고 한다면 빈 찻잔이나 혹은 차를 부어 놓고 해도 상관없다. 자신이 더 선호하는 것으로 한다.

형상이나 이미지가 익숙해지도록 그냥 바라만 보는데 간혹 눈을 감고 그 형상이나 이미지를 떠올려 본다. 처음에는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반복해서 보고 또 보고 하면서 점점 마음에 그 대상을 확고하게 저장해 간다. 사람에 따라서는 보면서 속으로 이름을 붙여가며 하면 더 잘되는 경우도 있다. 강하게 마음이 끌리는 대상으로 시작한다면 그만큼 빨리 대상이 머리에 저장된다.

이렇게 계속해서 대상을 바라보며 명상하고 그 형상이나 이미지를 정확히 마음속에 저장하려 노력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그 대상 생각만 하면 금방 사라지지 않고 마음에 유지된다. 그러면 그때부터는 실제 대상을 볼 필요 없이 마음속의 대상을 보면서 명상한다. 실제 대상을 보는 것처럼 편안하고 부드럽게 대상을 보며 대상이 더욱 강렬해지도록 노력한다.

마음으로 보는 대상이 강렬해지고 선명한 사진처럼 변화 없이 오래 지속되면 본격적인 삼매에 들어가게 된다. 앉거나 걷거나 눕거나 어떤 자세에 있건 자신이 만든 형상이나 이미지가 원한다면 마음속에 항상 유지가 되는 것이다. 이때부터는 서서히 대상의 크기를 키워 나간다. 아주 조금씩 조금씩 대상의 크기를 키워 마침내 내 마음의 공간을 그 대상으로 꽉 채워야 한다. 온통 명상의 주제로 택한 대상이 내 마음을 가득 채우면 대상과 세상과 나 자신의 구별이 없어져 버린다.

그 후 다시 서서히 대상의 크기를 줄여 나간다. 아주 조금씩 크기를 줄여 나가며 나중에는 보일 듯 말 듯 작은 점으로 만든다. 이 정도까지만 가더라도 정말로 상상할 수 없는 집중력이 생긴 것이다. 여기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많은 체험을 경험한다.

여러 신비한 체험이 오더라도 집중력과 정신력을 키우기 위해 이 명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자칫 명상이 이상한 길로 들어서지 않도록 바짝 경계해야 한다.

작은 점으로 만들다가 아주 보이지 않는 더 작은 점으로 만들며 차츰 대상을 없애 버린다. 보일 듯 말 듯 작은 한 점에 마음이 몰입돼 있다가 그 대상마저 없애 버렸기 때문에 마음은 마치 텅 빈 허공과 같은 상태가 된다. 이때부터는 이 텅 빈 것을 대상으로 명상을 진행한다.

텅 빈 상태를 대상으로 명상하다가 나중에는 텅 빈 것을 알고 있는 나의 의식을 대상으로 명상하게 된다. 오직 어떤 대상을 알고 그 대상만 존재할 뿐이다. 이 정도의 단계까지 가더라도 자신을 통찰할 수 있는 충분한 힘을 가지게 된다.

구체적 형상이 아니더라도 흐르는 물이나 바다, 불꽃, 허공, 바람, 들판, 논이나 밭, 빛, 특정 색깔 같은 것도 명상의 주제로 활용할 수 있다. 강렬한 인상이 느껴졌다면 자신만의 명상 주제로 택해볼 만하다. 특히 좋아하는 것을 무덤덤하게 그리고 한없이 쳐다보고 있자면 별 특별한 생각 없이 고요하고 적막한 마음의 상태를 체험할 수 있다. 명상이라는 생각 없이 어쩌다 바라보면 별 효과가 없다. 그러나 자신의 경험을 돌이켜 보고 혹시 무심코 오래 넋을 잃고 쳐다본 무언가가 있다면 잘 생각해 보고 자주 그것을 쳐다보라. 오랜 시간이 지나면 자신도 모르게 한 곳에 오래 몰두하는 집중력과 정신력의 변화를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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