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홈
> 명상·수행 > 명상 > 차 명상법 |
 |
|
작성일 : 07-03-26 11:10
|
마음이란?
|
|
 조회 : 1,873
|
마음(citta)이란?
마음 작용, 또는 인식 과정을 이해하려면 크게 두 가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하나는 마음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그 마음의 성질과 작용을 담당하는 마음 부수, 즉 마음을 작용하게 하는 여러 요소다. 우리는 마음 자체와 마음의 작용을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명상에서는 마음을 단순한 의식에 불과하다고 본다. 그 마음을 작용하게 하는 여러 요소들이 가미돼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마음을 이룬다고 한다.
마음의 특징은 우리 몸속 어딘가에 항시 존재하는 그 어떤 것이 아니다. 인식 대상이 있을 때 생겨나는 의식일 뿐이다. 대상이 없는 마음은 존재할 수 없다. 다시 말해 마음은 대상이 있을 때만 존재하는 그 어떤 것이다. 그러나 살아 있으며 정신 작용을 하는 모든 존재는 항상 어떤 인식의 대상을 취한다. 마음 또한 그 대상을 인식하며 끊어짐 없이 발생한다.
명상을 통해 마음을 통찰하면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쪽면만 있는 동전은 없다. 조각과 무늬가 없다 해도 반드시 짝을 이루는 반대 면은 존재한다. 마음 또는 정신도 그 자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것을 알거나 보거나 듣거나 맛보거나 느끼거나 생각하면서 있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항상 무언가 마음의 내용을 채우고 있다. 이때 마음의 내용은 대상이다. 마음은 그 대상을 의식하는 어떤 것이다. 여기에 마음을 작용하게 하는 여러 요소가 가미돼 순수의식인 마음이 여러 성격을 보이는 것이다.
대상이 없는, 즉 내용이 없는 마음은 존재하지 못한다. 그 내용은 정신적인 것일 수도 있다. 예를 들면 과거에 대한 기억, 미래에 대한 생각, 이런저런 판단 및 추론 등이 있을 수 있다. 이런 것들 또한 많은 정보가 농축된 정신적 신호에 불과하다. 이 신호를 인지하며 동시에 생기는 의식이 마음이다. 물리학에서 원자가 전자와 양성자, 중성자로 짝을 이루고 있듯, 플러스 전기와 마이너스 전기가 만나 빛과 에너지를 만들어 내듯 대상과 그것을 인식하는 의식이 만나 마음이라는 것을 만들어 낸다. 대상과 인식하는 의식, 마음이 완전히 별개는 아니다. 대상을 인식하는 의식이 마음 그 자체다.
마음이 인식하는 대상으로는 시각적 대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기억과 사유작용 등의 정신적 대상이 있다. 잠을 자는 동안에도 잠재의식 속에서 발생하는 기억과 경험 등의 이미지를 대상으로 의식은 발생한다. 태어나 죽기 직전까지 한시도 끊이지 않고 이 흐름은 지속된다. 육체적 감각 대상은 지금 이 순간 발생하는 것이지만 정신적인 대상인 마음은 과거의 마음과 현재 일어난 마음도 대상으로 한다. 대상은 순간 생겼다 소멸한다. 그러므로 의식, 즉 마음도 순간 생겼다 소멸한다. 짧은 시간 수많은 생멸 작용이 이어지기 때문에 연속된 흐름처럼 느껴질 뿐이다.
대상이 순간 생겼다 소멸한다는 것은 외부 대상을 알 때 대상 그 자체를 아는 것이 아님을 말한다. 감각기관과 신경을 통해 뇌로 들어온 신호들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죽 이어진 것이 아니다. 디지털 방식처럼 무수히 많은 순간순간 신호들의 연속체다. 아는 기능이 날카로워지면 이런 흐름이 실제로 파악된다. 감각기관에 접수되는 신호 또한 엄밀히 말해 디지털 신호, 즉 무수히 많은 극미 순간들의 연속체다.
신경을 통해 그 정보가 뇌로 전달될 때도 호르몬을 분비시켜 뇌에 자극을 준다. 이 자극도 한 덩어리가 아니라 무수히 이어지는 산발적인 신호들이다. 형광등은 1초에 60번 깜박거린다. ‘잔상 효과’라는 것이 있어 수명이 다돼 느릿하게 깜박거릴 때까지 우리는 육안으로 그 깜박거림을 인식하지 못한다. 감각적 신호는 1초에 수십만 번 깜박거린다. 평소 우리의 인식 능력으로는 알기 어려운 지경이다. 마음은 그 한번의 짧은 외부 신호에 대해 최대 17번 작용한다. 그러니 마음이 일어나는 속도는 얼마나 더 빠른가.
또한 마음은 한순간에 반드시 하나의 대상만을 가진다. 마음의 내용, 즉 마음이 인식하는 대상이 빠르게 변해 마치 보면서 듣기도 하고 먹으면서 생각도 한다고 알기 쉽다. 그러나 실제는 그렇지 않다. 볼 때는 보는 마음만 있고 들을 때는 듣는 마음만 있다. 생각할 때는 생각하는 마음만 있다. 마음은 일어나 작용하는 속도가 워낙 빠르고 대상을 왔다 갔다 하면서 작용을 이어간다. 마치 동시에 두세 가지 기능을 하는 것으로 여긴다.
손오공이 빛보다 빨리 움직여 서울에 순간 모습을 보이고 부산에 순간 모습을 보인다고 해 보자. 1초에 각각 20번씩만 보여도 서울과 부산에 각각 있는 것으로 여기게 된다. 마음의 속도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다. 1초에 20번씩 동시에 수백 군데에 모습을 나타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곳에 마음이 왔다 갔다 해도 정확히 한순간 하나의 마음만 있는 것이다.
마음의 또 다른 특징은 의식만 할 뿐 그 외에 어떤 작용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마음이 보고 듣고 알고 판단하고 반응한다고 생각한다. 마음은 아무 기능이 없고, 그냥 아는 의식 그 자체일 뿐이다. “마음이 작용한다”고 할 때 작용하는 마음은 마음 부수의 역할 때문에 어떤 성질을 띠고 작용한다. 마음 부수는 마음을 작용하게 하는 요소로 52가지가 있다. 이에 관해서는 뒤에서 설명한다.
또한 마음은 홀로 존재하지 않고 마음 부수가 최소 7개 이상은 항상 작용한다. 순수의식 상태인 마음은 깨끗한 물과 같다. 여기에 고춧가루를 집어넣으면 빨간색과 매운맛을 띠게 된다. 소금을 집어넣으면 짠맛을 낸다. 또 설탕을 집어넣으면 단맛이 느껴지는 것과 같다. 동시에 소금, 설탕, 고춧가루, 기타 양념과 음식 재료를 다 집어넣어 특별한 음식의 맛을 내듯이 마음도 마음을 작용하게 하는 요소인 마음 부수에 따라 성질이 정해진다.
좋은 마음 부수가 작용하면 좋은 마음이 되고 나쁜 마음 부수가 작용하면 나쁜 마음이 된다. 항상 좋은 마음 부수만 작용해 좋은 마음만 생기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자신의 경험과 여러 여건에 따라 습관적으로 본능적으로 나쁜 마음 부수가 결합돼 나쁜 마음을 자주 일으킨다.
자각력을 키워 자신의 마음이 건전한지 해로운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 건전하다면 더 자주 일어나게 노력하고 해롭다면 또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것은 자각력 키우기 명상의 핵심이다. 또한 마음이 고정 불변하는 어떤 실체가 아니라 계속해서 생겼다 소멸하는 것임을 확실히 보고 알아야 한다. 자신에 대한 잘못된 견해에서 벗어나고 그것 때문에 생긴 괴로움에서 해방되는 것은 자각력 명상의 목표다. 믿는 것이 아니라 직접 보고 알아서 스스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력한다면 반드시 알게 된다.
마음은 대상에 따라 생기는 의식 한 가지이다. 그렇지만 어떻게 발생하는지, 어디에서 생기는지, 어떤 성질을 지녔는지에 따라 89가지 또는 121가지로 나눈다. 성질에 따라 유익한 마음, 해로운 마음, 유익하지도 해롭지도 않은 마음으로 구분된다. 마음 그 자체는 그 어떤 성질도 지니고 있지 않는다. 유익하거나 해로운 의지 작용이 개입할 때 특정한 성질을 띠게 된다. 불필요한 마음 과정을 일으키지 않고 마음을 정화하는 데 도움이 되면 유익한 것이고 그 반대면 해로운 것이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무기(無記)의 마음, 즉 유익하지도 해롭지도 않은 마음이다. 마음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유익하거나 해롭게 작용하는 것 또한 마음을 작용하게 하는 요소인 마음 부수의 영향이지 마음 그 자체는 아니다. 유익하거나 해로운 마음은 유익하거나 해로운 의지 작용이 개입됐기 때문에 반드시 이어지는 작용이 있거나 어떤 결과를 유발하게 된다. 잠재의식 속에 그 영향력이 입력돼 적절한 조건이 됐을 때 어떤 상황을 만들어 낸다. 이것을 인과응보라고 한다. 의지가 개입된 마음 작용은 업이라고 부른다. 어디에서 발생하느냐에 따라 욕계, 색계, 무색계, 출세간 마음 등 4가지로 나눈다.
우리가 아는 마음을 마음과 마음 부수로 나누어 공부하면 명상할 때 자신을 좀더 확실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미각이 발달한 사람은 어떤 국물의 맛을 보고 이 국물은 어떤 재료가 들어갔으며 어떻게 요리됐는지를 안다. 마찬가지로 마음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평소 자신의 마음 상태가 어떤 정신적인 요소들이 작용해서 현재 자신의 마음 상태를 이루고 있는지 안다. 너무 분석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알아간다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힘든 마음 상태의 짐을 덜어내고자 할 때 아주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