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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7-15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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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과 차의 정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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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 3,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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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과 차의 정신
차의 정신은 차생활을 통해 자연스럽게 체득되는 내면적 가치이자 덕목이다. 차의 정신은 또한 깊이 있는 차생활 위한 목표를 제시한다. 차생활은 단순한 일상의 행위에 불과하지만 여러 유익한 작용과 부수적으로 얻어지는 좋은 영향들에 의해 정신 수양의 방편으로 활용되어 왔다. 이러한 정신 수양적 측면 때문에 차생활에는 여러 시대를 거쳐 지속되어온 공통된 정신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역사적으로 여러 현인들이나 선배차인들은 차를 빌어 자신의 사상을 표현하고자 하였으며 이러한 것들이 훗날 차의 정신을 더욱 돋보이게 하였다.
국가나 시대별로 그 표현 방식은 약간 다르지만 그래도 큰 틀에서 보자면 어느 정도 공통된 정신을 추구하고 있다. 차를 마시는 행위나 분위기, 그 맛은 다를지라도 차를 마시는 목적은 결국 같기 때문이다.
차의 정신은 단순히 차만 마신다고 알아지고 체득되는 것은 아니다. 정신수양의 입장에서 차를 대할 때 그 속에서 얻어지고 요구되는 것들이다. 정신수양적 요소가 결여되어 있다면 단순히 기호식품에 불과하며 그저 생각나면 나시는 음료수에 지나지 않는다.
정신수양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차의 정신은 곧 명상을 통해 얻어지거나 명상을 통해 얻어야할 덕목인 것이다. 차의 정신은 차인들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차의 정신은 차를 통해 체험되지만 보편적 진리다. 다른 수행을 통해서도 비슷한 경지를 맛볼 수 있는데 방법과 가는 길이 다를 뿐이지 목적지가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많은 수행자들이 차의 정신과 수행의 경지를 함께 논할 수 있던 것이다.
그리고 더 적극적으로 살펴보면 명상을 뺀 차의 정신은 있을 수 없다. 기본적으로 차를 통해 예와 절제를 기른다고 하지만 존경의 표현인 예와 절제는 명상 덕목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예와 절제 외에 더 깊고 넓은 차원의 차정신인 화(和), 경(敬), 청(淸), 적(寂), 중정(中正) 등은 말할 나위 없이 명상 덕목 그 자체이다. 초기불교사상에서는 마음을 움직이는 52가지 요소가 있다고 하였다. 이 가운데 유익한 요소로 25가지가 있다고 한다. 이것들 중에는 절제, 자비, 믿음, 깨어있음, 양심, 수치심을 가짐, 몸의 올곧음, 마음의 올곧음 등이 있는데 기본적인 차의 정신과 크게 다르지 않다.
1)화(和) 정신
차를 대표하는 정신을 꼽으라면 우선적으로 화(和) 정신을 들을 수 있는데 중국이나 일본, 우리나라에서 역사적인 문헌에 가장 많이 언급되는 덕목이기도 하다. 화(和)정신은 실질적으로도 차생활을 통해 제일 먼저 이해되는 덕목일 것이다.
모임과 만남이 있으면 당연히 대화가 이루어진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냥 대화하기 보다는 무언가 매개체를 통해 더 자연스럽게 대화의 분위기를 만들고 싶어한다. 술이나 커피, 차, 음식 등이 주요한 매개체로 이용되는데 이런 것들은 대화 중간에 어색함을 없애주고 대화를 촉진시켜 준다. 이들 매개체는 분위기를 자연스럽고 화기애애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모두 나름대로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이중에서 차는 정서적으로 가장 편안하게 대화의 장을 만들고 자리를 같이하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어울리게 만든다. 같은 대화를 나누지만 차를 마시는 동안은 음담패설이나 비방 보다는 건전한 대화가 더 많다. 또 명상이나 상담 같은 내용의 대화를 가질 때에도 대부분 차와 함께 대화가 이루어진다. 이러한 차의 덕목을 통해 바로 기본적인 화(和) 정신을 엿볼 수 있다.
화(和)정신이란 간단히 말해 서로 잘 어울리자는 뜻이다. 우리가 흔히 어떤 작은 모임을 만들 때 가장 흔히 쓰는 말이 ‘친목도모’라는 말이다. 서로 어울려 잘 지내는 것이 서로에게 이익이 되고 즐겁기 때문이다. 공통된 목적이 있거나 아니면 모임 그 자체가 목적이 돼서 모이는데 어떤 형식이든 일단을 서로 화목하게 잘 어울리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모임일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서로 잘 어울리지 못한다면 갈등과 고통의 씨앗이 되고 만다.
가정에서도 서로 잘 어울려 화목한 가정이 되어야 하고 학교나 직장도 화목한 분위기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또 국가적인 차원에서 일치단결을 외치고 세계적인 차원에서는 평화를 주장한다. 이 모든 것이 결국은 화(和) 정신의 표현일 뿐이다.
和는 이상이 아니라 잘 사는데 꼭 필요한 필수 요소이다. 우리는 이 세상에 홀로 살 수 없다. 반드시 누군가와는 함께 아니면 더불어 살아야 한다. 그런데 어떤 만남을 지속시켜 가는 이상적인 관계가 바로 和인 것이며 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며 산다. 심지어 이 和를 유지하기 위해 총이나 칼을 만들고 훈련하기도 한다.
차(茶)생활은 아주 작은 범위에서 和의 구현을 시작한다. 나 자신 즉 내 마음의 평화로부터 시작하여 같이 차를 마시고 있는 사람들과의 화목을 추구한다.
정갈하고 향긋한 차 한잔을 나누며 차맛의 깊이를 느끼고 있자면 여기에는 오직 차맛만이 존재할 뿐이다. 나이나 고향, 종교, 성별이 문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차맛을 떠나 또다시 여러 생각이 일어나면은 거기에 여러 시시분별이 같이 생겨난다. “차 한잔 마시게”라는 스승의 한 마디는 바로 지금 이 순간 차맛 만을 알 뿐 필요 없는 시시분별은 모두 놓아버리라는 뜻일 것이다.
내 마음의 평화는 나를 힘들게 하는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때 얻어지는 상태이다. 우리의 감정이나 생각은 내가 직접 만들어 내지 않는다. 어떤 조건이나 상황이 만들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의지대로 자신의 감정을 통제할 수 없다. 일시적으로 억제할 수는 있으나 엄청난 에너지의 손실을 가져온다.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길은 일단 감정이나 생각을 잘 알아차려야 한다. 그리고 잘 알고 있는 생각이나 감정이 자신의 것이 아님을 알면서 그것들에 동요되지 않도록, 그저 구경만 하는 자세로 감정이나 생각을 대해야 한다. 일어난 감정이나 생각을 자신의 것이라 동일시하는 순간 괴로운 감정은 나의 것이 되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어야 하는데 내 마음의 평화로부터 나라의 평화에 이르기 까지 기본 원리는 매 한가지라 할 수 있다. 정신을 바짝 차리는 것 즉 和 의 실현을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경(敬)이다. 이 敬에 대해서는 뒤에 다시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구수하고 향긋한 차맛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차와 물과 사람의 입이 있어야 하고 다시 이것들이 있기 위해서는 태양, 공기, 흙, 물 외에 거의 세상의 모든 것들이 존재해야만 한다. 차맛 뿐만 아니라 차를 마시는 사람 또한 제 아무리 잘 나도 자기 혼자로 존재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세상의 모든 존재들이 있어야만 살아 갈 수 있다.
넓은 시각으로 생각해 보면 우리는 살아오면서 수 많은 존재들로부터 사랑받고 신세지고 살아왔으며 또 수많은 존재들을 사랑하고 살아왔다. 앞으로 살아가는 내내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간에 사랑을 받거나 주는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사랑이란 和의 가장 순수하고 지극한 상태이다. 우리의 존재 자체가 바로 和의 관계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이다.
정성스레 차 한잔 우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헌다를 올려보자. 이 사랑의 헌다는 자신을 더욱 올바로 사랑하게 해주며 더 나아가 온 세상을 사랑하게 해주는 데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이는 차를 통해 가장 이상적으로 和를 온전히 실천하는 방법이다.
초의차명상원(www.teanm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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