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선사님께,

미국으로 돌아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아울러 유럽 불자들의 신심이 나날이 견고해지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부처님 오신 날 법요식에 스님께서 참석하지 못하셔서 애석했습니다.
저의 백일기도는 그 후 일 주일이 지나서야 끝났고, 그 때는 이미 스님이 유럽으로 떠나신 후였습니다. 하루에 천 배를 하라고 가르쳐주신 것 감사합니다.
하루에 천 배를 하는 것이 제 수련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는지, 매일매일 제 정신은 절을 하는 몸을 따라 닦였습니다.
스님께 가르침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할 뿐입니다.

여자 친구와 헤어졌습니다. 그녀는 캘리포니아로 돌아갔지만 저는 이곳에 계속 머물 생각입니다. 백일기도를 하는 동안 여자친구와 왜 그리도 많이 다투었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녀가 참선 수행을 함께 하는 도반이 되기를 바랐지만 그녀는 오히려 제가 그녀의 방식대로 캘리포니아로 함께 돌아가 생활하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다투었으며 서로의 뜻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다툴 일도 없어졌고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습니다.

지난 7월에 직장을 그만두고 다음에는 어떤 일을 할까 오랜 시간 생각했습니다.그리고 자기 발전을 위해서 더 많은 것을 배우는 데에도 많은 시간과 돈을 썼습니다. 하지만 정말 선원에서 보내야 할 시간과 써야 할 기운을 그토록 많이 뺏기고 싶지 않습니다. 사업을 시작할 수도 있었지만 그 일 역시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생각이 있었지만 문제가 조금씩 있었습니다. 그래서 간단하면서도 제가 참선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잇는 직업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백일기도를 시작한지 69일째 되던 날, 저는 출가하여 스님이 될 것이며 남을 돕고 사는 데 평생을 바칠 것이라는 결심이 분명해졌습니다. 지난 2년동안 출가하려는 생각을 때때로 했습니다.
한번은 여자친구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는데 언제나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별 생각을 한 것도 아닌데 스님이 될 것이라는 결심이 일생을 보내기 위한 최고의 길이라고 떠오른 것입니다.

시간이 얼마나 빨리 지나가는지, 내 삶을 청정하게 가꿔야 하는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달았습니다.
사직서를 내기 전에 스님께 편지를 써서 조언을 구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예전에 스님께서는 승려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훈련기간으로 일 년 동안 절에서 지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음 수련회에서 스님을 다시 뵐 때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겠죠?
웨스트 코스트에 있는 모든 도반들에게 저의 사랑을 전해 주십시오.

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