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선사님께,

안녕하십니까?
12월에 있었던 용맹정진 기간 동안 버클리의 무문(無門)선원에서 스님을 뵙게 되어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지난 주의 용맹정진에서 스님의 말씀을 듣는 동안 과학 연구와 참선 수행 사이의 갈등에 관해 여쭤본 바 있습니다. 스님께서는 생각에 연연하지 않는 것이 열쇠라고 답하셨고, 저는 그 말씀을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조금 더 했으면 합니다. 그 두 가지가 하나로 뭉친다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또한 제 입장에서는 연구라는 일이 너무나 사람을 끌어당기는 일이라서 몰두하지 않고는 과학을 연구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듯이 과학자들은 영속적이고 반복이 가능하며. 의사전달이 가능한 경험을 토대로 세계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세계관이란 어쩔 수 없이 개념적입니다. 또한 그러한 관점은 물리적으로 인과관계가 뚜렷한 이이디어가 통째로 녹아 들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원인이라는 것은 항상 가설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가끔은 매우 추상적입니다.

어떤 과학자가 화학적 화합물의 특성이나 물리학적 반응과 같이 "겉으로 분명히 드러나 보이는 "사실에 관해 연구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생물학적 진화나 인식의 본질과 같이 인간 자신을 객관적으로 겨냥한 의문점들을 연구한다면 어떻겠습니까? 어떻게 하면 과학자들이 갖고 있는 고도로 이론적인 세계관과 선의 관점을 하나로 절충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 실제로 적용하기 위한 경험(이를테면 지도나 어떤 분야와 같은 것)과 이론을 혼동하지 않기 위해 주의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동시에 이론이란 것은 경험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갈등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스님께서 저에게 해주실 수 있는 말씀은 서둘러서 깨달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라는 것뿐이겠지요. 아니면 어떤 가르침을 주시겠습니까?

오는 1월에 스님을 다시 뵐 수 있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건강 조심하세요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서, 에릭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