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선사님께,

저는 아직 병석에 있으며 더 이상 통증은 없지만 아직 다리에 문제가 남아 잇습니다. 무릎 밑 부분의 감각이 없어서 허리를 회복하느라 쉬기만 할 것이 아니라 무언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척추 뼈가 하나 더 있거나 엉덩이의 뼈 구조가 다를까요?


지금처럼 병석에 누어 있는 시간이 여러 가지 면에서 마치 수련회에 온 것 같습니다. 생전처음으로 제가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음식도 가져다 주는 대로 먹어야 하고 무엇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습니다. 그저 하루 하루가 오고 갑니다. 사람들도 저를 보러 왔다 갑니다. 때로는 따뜻하고 때로는 춥습니다. 저는 오로지 이 곳에 머물러야 하고 모든 일들이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정신을 맑게 지켜야 하겠지요. 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운명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의 이 병이 제게 매우 큰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만일 네가 어떤 것에 의지하게 된다면 그것은 곧 고통을 만드는 것"이라는 말씀을 예전에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이해할 수 잇습니다. 제가 모든 이들에게 의자하고 있으면서도 정신만큼은 제 의지대로 움직 일수 있으니 재미있는 일입니다.
스님께서 건강하시기를 바라며 위대한 사랑으로 충만하시기를 빕니다.

케네티컷주 뉴해이븐에서, 제자 안드레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