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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5-05-24 19:28
[전남] 연기암
 글쓴이 : 사찰넷
조회 : 4,002  
전라선 기차를 타고 가다보면 멀리 지리산 능선이 보이고 섬진강 줄기가 왼편으로 흐르는데 압록을 지나 구례구역에서 내리면 화엄사행 버스와 택시가 반갑게 기다린다.

화엄사 일주문 앞에서 오른쪽으로 화엄교를 지나 울창한 산죽을 양옆으로 끼고 잘 포장된 산길을 4km쯤 오르면, 노고단 봉우리가 손에 잡힐듯 그 아래 연기암이 우뚝 서있는데, 호기심 많은 어떤 이는 등산로를 택해 노고단 가는길로 마냥 오르다보면 숨이 턱에 찰 즈음 연기암 마당에 들어서게 된다.

흐르는 땀을 닦고, 절 마당에서 내려다보면 지리산 줄기가 양옆으로 연기암을 호위하고, 멀리 아련하게 흐르는 섬진강 물줄기가 왠지 저 강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에 젖게 한다.

산사의 이른 해가 저물고, 하나 둘씩 켜지는 구례읍내의 전등들은 마치 보석을 뿌려놓은듯 하고, 고즈녁한 풍경소리에 잠 못이루고 마당에 서면 까만 하늘의 별들이 금방이라도 쏟아져 버릴 것만 같아, 한 순간 생각이 멈추어 버리면 어느새 내가 별이 되어 버리고 만다.

지금쯤 섬진강 옆으로 매화꽃들이 한창 일 터, 그 화사한 꽃비를 맞으러 3월이 가기 전에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 우락부락 털복숭이 주지스님의 해맑은 웃음과 그윽한 차 한잔이 그립고, 넉넉하고 푸근하여 친정언니같은 공양주보살님의 수줍은 얼굴도 보고싶다. 무엇보다 새벽예불을 마치고 맛보는 쨍한 산사의 새벽공기가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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