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르는 땀을 닦고, 절 마당에서 내려다보면 지리산 줄기가 양옆으로 연기암을 호위하고, 멀리 아련하게 흐르는 섬진강 물줄기가 왠지 저 강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에 젖게 한다.
산사의 이른 해가 저물고, 하나 둘씩 켜지는 구례읍내의 전등들은 마치 보석을 뿌려놓은듯 하고, 고즈녁한 풍경소리에 잠 못이루고 마당에 서면 까만 하늘의 별들이 금방이라도 쏟아져 버릴 것만 같아, 한 순간 생각이 멈추어 버리면 어느새 내가 별이 되어 버리고 만다.
지금쯤 섬진강 옆으로 매화꽃들이 한창 일 터, 그 화사한 꽃비를 맞으러 3월이 가기 전에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 우락부락 털복숭이 주지스님의 해맑은 웃음과 그윽한 차 한잔이 그립고, 넉넉하고 푸근하여 친정언니같은 공양주보살님의 수줍은 얼굴도 보고싶다. 무엇보다 새벽예불을 마치고 맛보는 쨍한 산사의 새벽공기가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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