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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리의 정신
불사리는 일종의 석가모니 부처님의 유신이지만, 다른 말로는 신령스러운 뼈 또는 신령스러운 구슬이라고 한다. 그것은 흔히들 삼학의 결정체라고 일컫는다. 그 가운데에서 계율의 철저한 실천이야말로 사리의 참된 정신이라 할 수 있다. 비단 그것은 소승적 의미에서의 단순한 금계뿐만 아니라 대승적 보살계의 실천적 적극적인 중생 구제의 길을 내포하고 있다. 자장은 귀국하자 황룡사에서 7일 낮과 밤 동안 보살계본을 강설했다 한다. 그 보살계의 핵심은 삼취정계로서 섭률의계, 섭선법계, 섭중생계를 말한다. 설률의계란 악한 짓을 하지 말라는 금계적 조항이고 섭선법계와 섭중생계에는 중생들의 고통을 덜어 주고 중생들을 이익케 하는 적극적인 자비와 보시의 정신이 깔려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그 자비와 보시를 실천적으로 보여 주신 분이다. 곧 석존이 전생에 보살이었을 때에 일곱 마리의 새끼를 낳은 호랑이이 가족이 굶어 죽으려 하자 스스로 몸을 보시하여 그 굶주린 어미 호랑이를 살리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 뼈를 거두어 칠보탑을 쌓았는데 그 뼈가 바로 사리가 되었다. 이 얘기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전생설화에 담긴 내용인데 사리의 종교적인 정신을 잘 말해 준다. 이는 사리가 계, 정, 혜 삼학의 결정체라 하겠지만, 더 깊은 의미로는 육바라밀의 실천에서 결과하는 보살 정신의 응결된 표현이며, 바로 보살계의 결정체임을 보여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대승불교가 흥기할 때 일반 재가 불자들은 불탑을 쌓아 거기에 사리를 모시고 경배드렸으며, 이러한 전통이 이어져 사리를 모신 불탑 숭배가 보편화 되었다. 특히 금강계단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탑과 단을 쌓아 승니들에게 계를 주는 계단의 역할을 하였으며 많은 사람들의 숭배 대상이 되었다.
자장 율사는 통도사 대웅전 뒤 주련에다가 다음과 같은 불탑게를 써 놓았다. 만대의 전륜왕 삼계의 주인 쌍림에 열반하신 뒤 몇 천추던가. 진신사리 오히려 지금도 있으니 널리 중생의 예불 쉬지 않게 하리 진신사리는 부처님 인격의 결정체이기 때문에 인간 사유의 범주를 초탈한 신비로운 자태를 보여 준다고 한다. <통도사 사적기는 사리의 영이함에 대해 많은 얘기를 전하고 있다. 첫째, 누구든지 사리를 우러러 예를 표할 때 다섯 가지 법신의 향기가 온 산내를 감돈다. 둘째, 인연이 있고 없음에 따라 사리가 나타나기도 하고, 나타나지 않기도 하고 크기가 어느때는 작기도 하고 크기도 하며, 때로는 그 수효가 적어졌다 많아졌다 하며 금색, 옥색 등의 여러 가지 색깔로 변화하여 나타난다. 셋째, 사람들이 사리를 예경할 때 맑은 하늘에서 갑자기 비가 내리고 그런가 하면 오던 비가 돌연히 개기도 하며, 검은 구름이 깔리고 우뢰나 폭풍이 일어나 나무를 쓰러뜨리므로 그 길흉을 알지 못한다. 넷째, 사람들이 사리를 예경하기 위해 동구에 들어오면 석종 위에서 먼저 오색의 광명이 나타나 동리의 산과 골짜기를 밝힌다. 다섯째, 향과 초를 태워 가지가지로 공양하고 부지런히 정진하면 계단의 반상에 가는 모래알과 같은 변신사리가 무수히 나타난다. 여섯째, 몸과 마음이 부정한 사람이 마음을 비우지 못하고 사내에 들어오면 비위에 거슬리는 고약한 냄새가 나 곧 사람이 광란하여 땅에 쓰러져 미치게 된다. 일곱째, 석종위에 있는 구룡반석 아래 움푹 패인 곳에는 항상 물이 가득 차 있고 푸른 달팽이가 붙어 있다. 사람들이 석종을 들 때는 사방으로 흩어져 간 곳을 모르더니 사람들이 사라지면 어느새 들어와 전과 같이 붙어 있다. 이 달팽이는 죽지 아니하고 때에 따라 나타나기도 하고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여덟때, 금강계단 위로는 일체 날짐승이 날아가지 아니하고 그 주변에서 시끄럽게 지저귀지 않으며 또 그 위에 오줌과 똥을 누지 않는다. 이와 같은 영험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1956년 통도사 대웅전에서 화엄산림 법회를 베풀었는데 한밤중에 계단 사리탑에서 광명이 뻗어 올라 대낮처럼 밝아 많은 사승이 깨어나서 예배를 올렸다 한다. 그 뒤에도 나라에서 큰 일이 있을 때마다 사리탑에서 종종 광명을 발하였다는데 50리 가량 떨어진 양산에서는 통도사에 불이 났다고 수선을 떨었다 한다. 비단 이러한 이야기들뿐만 아니라 의식을 집전하는 스님들은 가끔 신기한 일들을 몸소 체험한다고 전한다. 고단하여 새벽 예불시간이 되어도 일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는 종종 목탁 소리와 종소리가 들린다는 얘기다. 물론 이러한 일은 청규가 엄한 도량에서 흔히 있는 일이지만 불사리를 봉안한 적멸보궁이 지니는 특별한 신이성을 말해 주는 것이라 여겨진다. |